"美헌법, 로비 보장…오바마 행정부는 폐해만 부각"

글로벌 리포트 - 미국의 제3 산업 '로비'

하워드 말로위 美로비스트협회 회장

"로비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입니다. 로비스트라는 전문가를 동원해 의회,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권리죠."

하워드 말로위 미국로비스트협회(ALL) 회장(사진)은 로비활동과 로비스트의 역할을 이렇게 요약했다. ALL은 로비스트 1400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말로위 앤드 컴퍼니의 대표인 그도 로비스트다. 그는 "미국 수정헌법 1조는 국민이 정부와 의회에 청원해 불만을 해소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말했다. 헌법 정신에 따라 "이익단체와 기업들은 의회에 자신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위한 소통 매개자가 로비스트"라고 강조했다. "로비스트가 어렵고 복잡한 법안과 규제에 대해 일반인과 기업의 이해를 도와 입법 과정에 효과적으로 반영시키는 한편 정부와 의회에는 기업과 국민의 의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말로위 회장은 불법적인 로비 스캔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 때문에 로비활동이 오도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불법활동으로 수감된 선출직 공무원들이 로비스트들보다 훨씬 많았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마저 언론을 통해 로비활동을 왜곡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 첫 일성으로 로비스트와 정 · 관계의 지나친 유착을 규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익단체들의 과도한 로비로 정부의 입법 취지가 궤도를 벗어나 결국 정책 집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폐해를 막겠다는 의도였다.

미 연방의회는 1946년부터 로비스트를 규제하고 있다. 규제법에 따라 로비스트는 정부에 등록해야 한다. 로비활동 내역을 투명하게 보고해야 하고 로비 수임료도 공개해야 한다. 말로위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로비스트들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다른 로비활동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로비 합법화 여부와 관련해서는 "다른 국가들의 로비 규제 폐해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