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간 이어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철권통치가 막을 내렸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선 리비아 내전이 사실상 종결되면서 단기적으로 국내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사망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건설주들이 급등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의 리비아 재건 사업 참여 기대와 해당지역 사업 재개 등이 건설업종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오후 1시4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 건설업종지수는 전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라 지수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날보다 5.69포인트(3.53%) 상승한 166.73을 기록 중이다.

리비아에 진출한 한일건설, 신한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뛰었고, 대우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이 6%대 강세를 타고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카다피 원수의 사망 이후 사태 해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는 단기적으로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며 "시장에선 리비아 사태 이후 건설 등 재건 사업에 대한 기대와 국제 유가 하락 등 두가지 측면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리비아 재건 수요와 중단된 건설사업 재개 기대를 재료삼은 건설주 강세가 길게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데 전문가들은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시황 팀장은 "지난 8월23일 시민군의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장악 당시에도 건설주들이 기대로 급등했지만 지속은 2∼3일에 불과했다"며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내년 건설시장에서 리비아가 차지하는 규모가 크지 않고 수주 재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리비아 건설산업은 내년 예산 기준으로 총 MENA 지역 파워플랜트 및 건설시장 규모의 8%에 해당하는 중견시장이다. 그러나 예산이 설정된 상태여도 현재 상황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계획의 70% 가량은 발주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이에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비아 내전 종식에 따른 유가 안정 효과를 기대할 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내전이 끝나고 일부 중단됐던 원유 공급이 이뤄지면서 유가가 하락, 물가가 안정돼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세계시장에서 리비아의 원유 생산비중은 2% 수준에 불과하지만 실제 현물시장에선 10% 수준에 달하고, 주로 유럽에 공급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원유 생산 정상화 기대로 유가가 안정되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경기가 돌파구를 찾는데 보다 용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큰 상황에서 물가 안정에 기여,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 등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분석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