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26일(현지시간)에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다음주 한국 코스피지수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21일 증시전문가들은 EU정상회담에서 유럽 부채 문제 해결책이 도출된다면 코스피지수가 1900까지 탄력적으로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합의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26일까지 해외 증시 눈치보기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고 상승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EU정상회담에서 3가지 합의안, 즉 그리스 처리방안,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레버리지 방안과 규모, 유럽 은행 자본 확충 방안이 도출되면 코스피 지수는 1900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EFSF가 2조유로 규모로 확대되고 민간 채권 손실 상각 비율도 50%로 합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EU정상회담이 가장 큰 이슈"라며 "합의안이 시장의 기대에 부합한다면 코스피 지수는 1900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금 확대 규모가 작더라도 일단 합의가 된다면 유럽 문제 해결에 각국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합의가 결렬될 경우 증시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배 연구원은 "만일 합의에 실패할 경우 코스피 지수는 1750 수준으로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다음달 3, 4일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으로 합의가 이월된다면 크게 우려할 사안이 아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합의가 불가능해질 경우 시장 충격은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 유망 업종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 연구원은 "유럽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조선, 화학, 건설, 은행, 에너지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정보기술(IT)업종에 대해서는 그는 "유럽 이슈보다는 원·달러 상승에 따른 환율 수혜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상승폭도 커 투자 판단을 보류한다"고 말했다.

반면 배 연구원은 "최근 전기전자에 대한 기관의 움직임이 이전과 다르다"며 "해외 경쟁 업체의 퇴진, 연말 소비 기대감 등 때문"이라며 투자를 권했다. 기관은 이틀 연속 전기전자를 2800억~2900억원씩 순매수했다.

그는 "자동차는 주가가 급등을 하다 조정을 받은 데 비해 IT는 8월 이후 급감했다"며 "아직 상승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기타 업종에 대해서는 "뚜렷한 상승세 없이 순환매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