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 장비기계와 의약 · 생필품 등을 수출하는 중소업체 A사는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 20일 현지 선사로부터 선적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과도정부 수립 이후 무역항이 정상 운영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박 취항은 1월 중순께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왔다. 이 업체는 예상보다 빨리 현지 바이어와 연락이 닿으면서 연내 의약품과 생필품 등의 수출을 재개할 계획이다. 카다피가 사망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대(對)리비아 수출 재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리비아 수출업체들을 모니터링한 결과 카다피 사망 이후 경제 복구 과정에서 현지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발표했다.

한 자동차 부품업체는 6개월 이상 현지 수입이 전면 중단됐지만 경제 재건이 이뤄지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수출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완성차의 경우 아직 수출은 이뤄지고 있지 않지만 리비아 내전으로 해외에 피신한 대리점주들이 귀국해 판매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는 "다만 금융기관의 외환업무,항공편 취항 등이 정상화되지 않았고 현 정권이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수출 재개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대(對)리비아 수출은 리비아 내전이 발발한 지난 2월부터 급격히 감소했지만 앞으로 서서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월 7400만달러 수준이었던 수출액은 2월 2100만달러로 급감한 이후 3월 600만달러,4월 300만달러 등 1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올해 1~8월 우리나라의 대(對)리비아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88.3% 감소한 1억2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