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글라이딩의 매력이요? 하늘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거죠.숙련되면 매가 하늘을 나는 것처럼 높이 멀리 날 수 있어요. "

패러글라이딩은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실현시켜주는 대표적인 항공 레포츠다. 경기도 양평군 유명산 자락의 양평플라잉파크에서 21일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에서 붉게 물든 가을산과 남한강의 경치를 즐겼다.

가을은 비가 적고 햇볕이 강해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유명산은 정상부터 붉은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착륙장에서 보니 해발 830m 정상 부근의 이륙장이 멀게만 느껴진다. 이륙장에서 착륙장까지 고도차는 680m,비행거리는 2.5㎞로 패러글라이딩으로 10~15분 걸린다.

트럭을 타고 30분가량 달려 도착한 정상 부근의 이륙장에는 억새가 무성했다. 헬멧을 눌러쓰니 머리를 강하게 조여오며 긴장감이 더해졌다. 상의와 하의가 하나로 연결된 비행복을 입고,패러글라이더와 사람을 연결해주는 하네스를 등에 메면 비행준비 끝.

오늘 체험비행을 함께 할 강사 김대현 씨는 해발 5021m까지 올라간 국내 최고 기록 보유자다. 바람이 불어오는 남쪽 사면으로 강사와 함께 힘차게 내달린다. 10여m를 달렸을까. 두둥실 몸이 떴다. 바람이 귀를 스쳐지나간다. 온 산이 한눈에 보이고 이륙장의 사람들과 도로의 차들이 조그맣게 보이는 걸 보니 하늘에 떠 있는 것이 실감난다.

끝없이 펼쳐진 장관에 할 말을 잊고 새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즐기고 있을 무렵 "준비됐습니까?"란 강사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갑자기 왼쪽으로 패러글라이딩이 급회전한다. 1초당 12m 낙하하는 스파이럴 다이버였다. 롤러코스터 100번을 탄 것과 같은 스릴이 몰려왔다. 착륙장에는 두 발로 안착.15분가량의 비행이 짧게만 느껴진다.

2인승 체험비행(10만~15만원)을 마친 뒤 패러글라이딩을 본격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초급 교육(7일 70만원)을 이수하면 된다. 혼자 탈 수 있는 실력이 되면 자기 장비를 구매하는데 500만~600만원가량 든다. 박상준 양평플라잉파크 비행팀장은 "바람의 흐름과 속도,방향을 잘 읽어야 하는 멘탈 스포츠다. 무동력으로 수십㎞를 날아갔을 때의 성취감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양평플라잉파크는 평일 20~30명,주말 30~40명이 비행을 즐기는 대표적인 패러글라이딩 스쿨이다. (031)775-2681

양평=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