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현대자동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생명보험 시장에 진출한다.

21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날 녹십자홀딩스가 보유한 녹십자생명 지분 89.4%를 228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이로써 현대차그룹은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HMC투자증권 현대커머셜에 이어 보험사까지 갖추면서 은행을 제외한 금융부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녹십자생명은 녹십자홀딩스가 8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10.6%는 우리사주가 갖고 있다.녹십자생명은 2003년 녹십자홀딩스가 대신생명을 인수해 출범했으며 지난해 매출 1조362억원에 당기순이익 53억원을 올렸다.국내 22개 생보사 중 작년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18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는 올해 초부터 녹십자생명 지분 25% 매각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경영권까지 넘기는 쪽으로 논의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금융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녹십자생명을 인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녹십자홀딩스는 대신생명을 인수한 이후 8년 동안 녹십자생명의 성장이 정체 상태를 보인데다 갈수록 생보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을 감안,본업인 제약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내년 3월 농협의 경제부문과 신용부문 분리로 생보업계 4위의 농협생명이 출범하는데 이어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함에 따라 국내 생보업계에 지각 변동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