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그녀들, 秋心을 유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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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한효주(24)와 송혜교(29)가 주연한 영화 '오직 그대만'(20일)과 '오늘'(27일)이 한 주 간격으로 개봉한다. 한효주가 소지섭과 호흡을 맞춘 '오직 그대만'(감독 송일곤)은 전과자와 시각장애인 사이의 절절한 러브스토리다. 송혜교가 다큐멘터리 PD 역으로 나선 '오늘'은 용서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드라마다. 서울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그들을 각각 만났다.
◆ '오늘'로 4년 만에 스크린 복귀 송혜교 "제 자신의 한계 깨고 싶었죠"
"제 자신을 보는 데 늘 한계를 느꼈어요. 언제부터인가 제가 모르는 부분을 찾아내 이끌어줄 것 같은 감독들을 찾았죠.그러다 보니 흥행성보다는 작품성 있는 영화를 선택하게 되더군요. "
송혜교가 '황진이' 이후 4년 만에 전국 개봉하는 영화 '오늘'로 돌아왔다. 2008년 악녀로 출연한 독립영화 '페티쉬'는 국내 개봉하지 않았다. 그녀는 최근 장준환 감독의 사랑에 관한 단편 '러브 포 세일' 촬영을 마쳤고 거장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이 3년째 제작 중인 영화 '일대종사'에서 이소룡의 스승 엽문 역의 량차오웨이(梁朝偉) 상대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오늘'은 이정향 감독이 '집으로'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약혼자를 죽인 청소년을 어렵게 용서했던 다혜가 1년 뒤 용서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그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큰 충격에 빠지는 이야기다.
"이정향 감독을 제가 먼저 찾아가 시나리오를 달래서 읽었지요. 그때 느꼈던 먹먹함과 답답한 감정의 여운이 완성작에서도 그대로 나왔어요. "
'오늘'은 용서의 위선에 대한 이야기다. 섣불리 용서해준 청소년이 다시 살인을 저지르고 피해자가 숨어다녀야 하는 현실을 끄집어낸다. 용서란 미움을 완전히 없애는 게 아니라,마음의 가장자리로 밀어낸 것일 뿐이란 대사가 주제를 함축한다.
"예전에는 용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무조건 좋은 것으로만 여겼죠.그렇지만 용서가 잘못되면 최악의 상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용서하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거죠."
영화는 요즘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사형 폐지론에 대해 반대 입장에 서 있다.
"분명한 것은 죄를 지었다면 본인을 위해서라도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용서하는 것보다 재발되지 않는 게 사회적으로 더 중요하니까요. "
그는 이 감독에게 연기법도 많이 배웠다고 했다.
"절제된 표정이나 몸을 쓰는 표현에 대해서죠.자칫 캐릭터가 살아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감독의 지시대로 따르니 결과물이 훨씬 좋더군요. "
◆ '오직 그대만' 시각장애인 役 한효주 "아날로그 감성 풀어냈어요"
"완성작을 세 번 봤는데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관객들도 '좋았어' 하는 포인트나 눈물나는 대목이 다르다고 해요. 가령 제가 파마 머리를 한 장면이 어떤 분에게는 웃음 포인트가 되고 어떤 이에게는 '짠'한 포인트가 되는 거죠."
한효주는 자신의 첫 멜로영화인 '오직 그대만'의 개봉일이 다가올수록 더 떨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멜로영화는 모든 여배우들의 로망이기 때문에 연기 인생에서 결코 잊혀지지 않을 작품"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가 맡은 시각장애인 역할은 만만찮았다.
"많은 자료를 참고했지만 상상하는 것과 연기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어요. 첫 촬영 때는 시각장애인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고 답답했어요.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에 녹아들어가니까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더군요. 거짓말 같지만 나중에는 보고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
상대 역 소지섭은 이 여인의 눈을 수술해주기 위해 위험한 도박판에 몸을 던진다. 과연 그들은 다시 만날까.
"이 작품은 사랑의 곧은 감성이 잘 전해지는 정직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꾸미거나 멋부리지 않고,있는 그대로를 담담하게 풀어냈어요.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나도록 말이죠."
여주인공은 비록 시각장애인이지만 한효주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로 표현되는 게 묘미다. 방송 드라마 '위대한 유산' '동이' 등에서 한효주는 고초를 딛고 꿋꿋이 나아가는 여성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하는 캐릭터를 늘 만들려고 했어요. 결과적으로 제 팬들은 연령층이 다양하고 악플도 거의 올리지 않아요. "
그는 이 작품을 선택한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선택의 순간에는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만 타이밍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제 인생에서 한 최고의 선택은 고교시절 연기를 결심했던 거예요. 그 전에는 두루뭉술하게 '뭐하지' 하면서 불안해하고 고민했어요.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한 뒤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오디션을 통해 발탁됐고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드라마든 영화든 쉬지 않고 할 생각이에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 '오늘'로 4년 만에 스크린 복귀 송혜교 "제 자신의 한계 깨고 싶었죠"
"제 자신을 보는 데 늘 한계를 느꼈어요. 언제부터인가 제가 모르는 부분을 찾아내 이끌어줄 것 같은 감독들을 찾았죠.그러다 보니 흥행성보다는 작품성 있는 영화를 선택하게 되더군요. "
송혜교가 '황진이' 이후 4년 만에 전국 개봉하는 영화 '오늘'로 돌아왔다. 2008년 악녀로 출연한 독립영화 '페티쉬'는 국내 개봉하지 않았다. 그녀는 최근 장준환 감독의 사랑에 관한 단편 '러브 포 세일' 촬영을 마쳤고 거장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이 3년째 제작 중인 영화 '일대종사'에서 이소룡의 스승 엽문 역의 량차오웨이(梁朝偉) 상대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오늘'은 이정향 감독이 '집으로'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약혼자를 죽인 청소년을 어렵게 용서했던 다혜가 1년 뒤 용서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그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큰 충격에 빠지는 이야기다.
"이정향 감독을 제가 먼저 찾아가 시나리오를 달래서 읽었지요. 그때 느꼈던 먹먹함과 답답한 감정의 여운이 완성작에서도 그대로 나왔어요. "
'오늘'은 용서의 위선에 대한 이야기다. 섣불리 용서해준 청소년이 다시 살인을 저지르고 피해자가 숨어다녀야 하는 현실을 끄집어낸다. 용서란 미움을 완전히 없애는 게 아니라,마음의 가장자리로 밀어낸 것일 뿐이란 대사가 주제를 함축한다.
"예전에는 용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무조건 좋은 것으로만 여겼죠.그렇지만 용서가 잘못되면 최악의 상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용서하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거죠."
영화는 요즘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사형 폐지론에 대해 반대 입장에 서 있다.
"분명한 것은 죄를 지었다면 본인을 위해서라도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용서하는 것보다 재발되지 않는 게 사회적으로 더 중요하니까요. "
그는 이 감독에게 연기법도 많이 배웠다고 했다.
"절제된 표정이나 몸을 쓰는 표현에 대해서죠.자칫 캐릭터가 살아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감독의 지시대로 따르니 결과물이 훨씬 좋더군요. "
◆ '오직 그대만' 시각장애인 役 한효주 "아날로그 감성 풀어냈어요"
"완성작을 세 번 봤는데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관객들도 '좋았어' 하는 포인트나 눈물나는 대목이 다르다고 해요. 가령 제가 파마 머리를 한 장면이 어떤 분에게는 웃음 포인트가 되고 어떤 이에게는 '짠'한 포인트가 되는 거죠."
한효주는 자신의 첫 멜로영화인 '오직 그대만'의 개봉일이 다가올수록 더 떨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멜로영화는 모든 여배우들의 로망이기 때문에 연기 인생에서 결코 잊혀지지 않을 작품"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가 맡은 시각장애인 역할은 만만찮았다.
"많은 자료를 참고했지만 상상하는 것과 연기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어요. 첫 촬영 때는 시각장애인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고 답답했어요.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에 녹아들어가니까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더군요. 거짓말 같지만 나중에는 보고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
상대 역 소지섭은 이 여인의 눈을 수술해주기 위해 위험한 도박판에 몸을 던진다. 과연 그들은 다시 만날까.
"이 작품은 사랑의 곧은 감성이 잘 전해지는 정직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꾸미거나 멋부리지 않고,있는 그대로를 담담하게 풀어냈어요.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나도록 말이죠."
여주인공은 비록 시각장애인이지만 한효주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로 표현되는 게 묘미다. 방송 드라마 '위대한 유산' '동이' 등에서 한효주는 고초를 딛고 꿋꿋이 나아가는 여성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하는 캐릭터를 늘 만들려고 했어요. 결과적으로 제 팬들은 연령층이 다양하고 악플도 거의 올리지 않아요. "
그는 이 작품을 선택한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선택의 순간에는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만 타이밍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제 인생에서 한 최고의 선택은 고교시절 연기를 결심했던 거예요. 그 전에는 두루뭉술하게 '뭐하지' 하면서 불안해하고 고민했어요.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한 뒤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오디션을 통해 발탁됐고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드라마든 영화든 쉬지 않고 할 생각이에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