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전원생활은 ‘전원’ 아닌 ‘생활’ 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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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컨설팅업체 OK시골의 김경래 대표는 “전원생활은 ‘전원’이 아니라 ‘생활’에 방점을 둬야 한다”며 “경관에 취하지 말고 생활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원생활 실패 사례 대부분은 사후관리를 고려하지 않고 처음부터 너무 큰 집을 짓거나 경치만 따진 경우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한 술에 배부른 건 없다”며 “조금 부족하더라도 가꿔 나가는 과정이 바로 전원생활”이라고 강조했다. 이것 저것 다 갖춘 곳에서 시작하려면 땅값도 비쌀 뿐더러 전원생활도 느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장 관심을 둬야 할 부분은 전원주택에 자신만의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을 기준으로 전원주택을 마련한다면 2시간 안에 갈 수 있는 수도권 밖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울 사람들은 대부분 경기도 등 수도권 안쪽에 관심을 둡니다.하지만 땅값이 비싸고,자리도 이미 많이 찼습니다. 경기도를 벗어난 지역 가운데 서울에서 2시간 정도의 거리라면 적당합니다. 수도권 밖은 1가구 2주택 비과세 혜택도 있습니다.”
김 대표는 “농어촌 주택을 신축하거나 구입해 1가구 2주택이 되더라도 보유 기간이 3년 이상 지나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비과세 조건은 대지 660㎡, 연면적 150㎡ 이내의 기준시가 2억원 이하의 농어촌주택이다.
그는 중앙고속도로를 따라 자리잡은 강원도 홍천·횡성·원주 등지의 외곽과 충북 진천·충주 근처에서 전원주택을 마련하면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 2억이면 실속형 전원주택 마련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데 드는 총 비용은 토지 구입비와 건축비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수도권 밖에서는 2억원 안팎에 ‘괜찮은’ 집을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건축비는 3.3㎡당 380만~400만원 정도로 보면 된다”며 “더 싸게 지을 수도 있지만 품질 등을 위해서는 이 정도 비용을 쓰는 게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전원주택의 크기는 대지 660㎡ 이내,건물 70~100㎡ 정도로 짓는 게 최근 추세다. 그는 “예전에는 무조건 크게만 지으려고 했는데 요즘엔 관리 등을 고려해 실속형 전원주택을 짓는 사람들이 많다”며 “세컨드 하우스라면 70㎡ 안팎,실거주 목적이라면 100~130㎡ 정도가 좋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에서는 집값이 땅값의 1.5배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자신만의 법칙도 소개했다. 대지 구입비로 1억원을 썼다면 집은 1억5000만원 이내에서 짓는 게 좋다는 뜻이다. 또 토지를 구입할 때는 도로·수도·전기·전화 등 기반공사가 잘돼 있는 곳인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원주택의 건축 자재도 다양화하고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귀농이 유행할 초창기에는 통나무,황토 등 친환경 소재로 건물을 짓고 경치를 위해 창도 큼지막하게 여러 개를 냈다”며 “하지만 관리와 단열 등을 위해 통나무,황토,벽돌 등을 적절히 섞은 ‘퓨전형 전원주택’이 최근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펜션 활용 등도 고려해야
전원주택을 펜션 등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전원주택도 수익형 부동산 쪽으로 많이 갈 것”이라며 “평균 수명이 늘고 있고,퇴직 후 펜션으로 수익을 내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원주택을 지을 때 방을 분리해 만들어 필요할 때 펜션 등으로 활용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남는 방을 편안하게 빌려주고 소득을 얻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일부 개발업자들이 ‘뻥튀기’해서 연 수익률 얼마를 보장한다고 광고하는 것에 속아 펜션형 전원주택을 무턱대고 구입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최근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은 점점 젊은층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는 “이전에는 50~60대가 은퇴 뒤 생활을 위해 전원주택을 지었다면 이제는 주말용 세컨드 하우스 개념으로 변하고 있다”며 “주말에 전원생활을 하면서 퇴직 후를 준비한다는 차원에서도 젊은층이 미리미리 준비하는 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앞으로 전원주택 개발 사업과 컨설팅,교육 사업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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