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ㆍIT 융합한 재생 의료기 시장 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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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7주년 글로벌 CEO 인터뷰 (5ㆍ끝)
모리시마 하루히토 올림푸스 의료부문 대표
의사와 소통으로 기술 축적…내시경 부동의 1위 원동력
뼈·성형 등 세포재생에 집중…원격진단 장비 개발도 관심
모리시마 하루히토 올림푸스 의료부문 대표
의사와 소통으로 기술 축적…내시경 부동의 1위 원동력
뼈·성형 등 세포재생에 집중…원격진단 장비 개발도 관심
"아버님이 식도암으로 일찍 돌아가셨어요. 그때 담당의사가 '내시경이라는 제품이 있는데 좀 더 일찍 활용됐다면 부친이 살았을 것'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올림푸스에 입사했습니다. "
올림푸스 의료 분야 대표를 맡고 있는 모리시마 하루히토 씨(64)는 1970년 첫 직장으로 올림푸스를 선택한 이유다. 그는 지금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한 암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1919년 설립된 올림푸스는 전 세계 84개국에 300여개의 지사를 가진 일본의 글로벌 광학기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카메라 업체로 유명하지만 가장 큰 사업 부문은 의료사업이다. 올림푸스의 의료 분야는 1950년 위 내시경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 지금은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의료용 내시경 분야에서는 부동의 1위로 우리나라의 대형 병원 90% 이상이 올림푸스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올림푸스 내시경이 50여년 동안 세계 1위를 달리는 비결은.
"의료 분야는 오랜 기간의 기술축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신규 진입이 쉽지 않다. 어떤 기업도 올림푸스의 풍부한 원천 기술을 당해내기 어렵다. 실제 내시경 생산시설이 있는 일본 아이즈주 지역에는 올림푸스에 입사해 은퇴할 때까지 평생 한 곳에서 모여사는 직원들의 마을이 있다. 바로 그런 곳이 올림푸스 기술력의 원천이다. "
▼현대 의료사업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온다고 보나.
"긴 안목에서 본다면 역시 고유 핵심기술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끊임없이 기술개발에 매달리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 새로운 회사를 인수할 때도 자체 기술을 가진 회사를 골라야 한다. "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붐이 일고 있는데 올림푸스는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나.
"여러 가지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는 요즘 '재생'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예를 들어 뼈가 부러졌을 경우 뼈 재생을 촉진시키는 세포를 환부에 주입해 치료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분야다. 또 성형외과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세포 재생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세포를 시트처럼 만들어서 화상 등의 상처부위에 붙여 피부를 빨리 재생시키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상당히 재미있는 분야이지만 데이터를 취합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접근이 쉽지만은 않다. "
▼의료산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는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앞으로 IT 기술을 활용한 원격 의료,원격 진단 등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자체 원격기술은 없지만 원격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은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원거리에서 화상을 찍어서 보내는 장비나 로봇을 조종해 수술을 하는 '로봇 서저리' 정도는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
▼기술력을 배제한다면 올림푸스는 어떤 강점을 갖고 있나.
"의료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의사 등 사용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올림푸스는 이 부분에 확고한 강점을 갖고 있다. 의사와 만나 '해당 기술을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직접 묻고 의견을 구하는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
▼내시경도 의사들의 조언을 받아 개발했다는데.
"올림푸스 내시경의 출발점은 1950년 개발된 위 카메라다. 당시 의사들이 "위 내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은 없겠느냐"고 물어온 데서 개발이 시작된 것이다. 그 질문을 처음 들었을 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의사들과 대화를 하면서 만들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결론적으로 좋은 의료기기는 기업의 '기술'과 병원 현장에서의 '수요'가 잘 맞아야 나온다. 물론 한두 번의 대화로 좋은 제품이 나오는 게 아니다. 꾸준히 만나 얘기를 나누고 실험하고 개량해야 한다. "
▼미래 의료사업 비전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나.
"현재 올림푸스 의료분야 매출은 3600억엔(5조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2007년 기준 매출 3120억엔에 비해 15% 성장한 것이다. 앞으로는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2019년엔 매출 1조엔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있다. 소화기 내시경 같은 경우 한 자리 숫자 성장을 유지할 것이고 수술용 외과 내시경의 경우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두 자리 숫자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도 매년 6~7% 정도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
▼개인적으로 40년 이상 의료사업에만 매진해온 이유는.
"무엇보다 아픈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보람이다. 의사가 아니라서 직접 치료는 할 수 없지만 좋은 의료기기를 통해서 환자의 목숨을 구하는 것도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의료산업은 이익률이 무척 높다. 전체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
모리시마 대표는, 의료기 마케팅 40년…매출 40%로 올린 주역
모리시마 하루히토(森 治人) 올림푸스 의료 부문 사장은 의료분야 마케팅에서만 40년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다. 특히 입사 당시 회사 전체의 15%에 불과하던 의료 분야 매출을 40%까지 끌어올린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1970년 3월 가쿠슈인대를 졸업하고 4월부터 올림푸스 내시경 마케팅 부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경제학도지만 의료 분야 전문지식을 얻기 위해 의학 관련 학회에 참여하고 해부학까지 독학할 정도의 노력파다. 올림푸스 집행임원으로 예순이 넘은 나이지만 한 달에 한 번 이상 브라질이나 중국 등의 신규시장을 찾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올림푸스 의료 분야 대표를 맡고 있는 모리시마 하루히토 씨(64)는 1970년 첫 직장으로 올림푸스를 선택한 이유다. 그는 지금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한 암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1919년 설립된 올림푸스는 전 세계 84개국에 300여개의 지사를 가진 일본의 글로벌 광학기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카메라 업체로 유명하지만 가장 큰 사업 부문은 의료사업이다. 올림푸스의 의료 분야는 1950년 위 내시경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 지금은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의료용 내시경 분야에서는 부동의 1위로 우리나라의 대형 병원 90% 이상이 올림푸스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올림푸스 내시경이 50여년 동안 세계 1위를 달리는 비결은.
"의료 분야는 오랜 기간의 기술축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신규 진입이 쉽지 않다. 어떤 기업도 올림푸스의 풍부한 원천 기술을 당해내기 어렵다. 실제 내시경 생산시설이 있는 일본 아이즈주 지역에는 올림푸스에 입사해 은퇴할 때까지 평생 한 곳에서 모여사는 직원들의 마을이 있다. 바로 그런 곳이 올림푸스 기술력의 원천이다. "
▼현대 의료사업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온다고 보나.
"긴 안목에서 본다면 역시 고유 핵심기술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끊임없이 기술개발에 매달리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 새로운 회사를 인수할 때도 자체 기술을 가진 회사를 골라야 한다. "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붐이 일고 있는데 올림푸스는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나.
"여러 가지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는 요즘 '재생'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예를 들어 뼈가 부러졌을 경우 뼈 재생을 촉진시키는 세포를 환부에 주입해 치료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분야다. 또 성형외과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세포 재생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세포를 시트처럼 만들어서 화상 등의 상처부위에 붙여 피부를 빨리 재생시키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상당히 재미있는 분야이지만 데이터를 취합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접근이 쉽지만은 않다. "
▼의료산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는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앞으로 IT 기술을 활용한 원격 의료,원격 진단 등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자체 원격기술은 없지만 원격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은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원거리에서 화상을 찍어서 보내는 장비나 로봇을 조종해 수술을 하는 '로봇 서저리' 정도는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
▼기술력을 배제한다면 올림푸스는 어떤 강점을 갖고 있나.
"의료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의사 등 사용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올림푸스는 이 부분에 확고한 강점을 갖고 있다. 의사와 만나 '해당 기술을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직접 묻고 의견을 구하는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
▼내시경도 의사들의 조언을 받아 개발했다는데.
"올림푸스 내시경의 출발점은 1950년 개발된 위 카메라다. 당시 의사들이 "위 내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은 없겠느냐"고 물어온 데서 개발이 시작된 것이다. 그 질문을 처음 들었을 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의사들과 대화를 하면서 만들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결론적으로 좋은 의료기기는 기업의 '기술'과 병원 현장에서의 '수요'가 잘 맞아야 나온다. 물론 한두 번의 대화로 좋은 제품이 나오는 게 아니다. 꾸준히 만나 얘기를 나누고 실험하고 개량해야 한다. "
▼미래 의료사업 비전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나.
"현재 올림푸스 의료분야 매출은 3600억엔(5조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2007년 기준 매출 3120억엔에 비해 15% 성장한 것이다. 앞으로는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2019년엔 매출 1조엔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있다. 소화기 내시경 같은 경우 한 자리 숫자 성장을 유지할 것이고 수술용 외과 내시경의 경우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두 자리 숫자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도 매년 6~7% 정도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
▼개인적으로 40년 이상 의료사업에만 매진해온 이유는.
"무엇보다 아픈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보람이다. 의사가 아니라서 직접 치료는 할 수 없지만 좋은 의료기기를 통해서 환자의 목숨을 구하는 것도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의료산업은 이익률이 무척 높다. 전체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
모리시마 대표는, 의료기 마케팅 40년…매출 40%로 올린 주역
모리시마 하루히토(森 治人) 올림푸스 의료 부문 사장은 의료분야 마케팅에서만 40년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다. 특히 입사 당시 회사 전체의 15%에 불과하던 의료 분야 매출을 40%까지 끌어올린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1970년 3월 가쿠슈인대를 졸업하고 4월부터 올림푸스 내시경 마케팅 부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경제학도지만 의료 분야 전문지식을 얻기 위해 의학 관련 학회에 참여하고 해부학까지 독학할 정도의 노력파다. 올림푸스 집행임원으로 예순이 넘은 나이지만 한 달에 한 번 이상 브라질이나 중국 등의 신규시장을 찾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