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4대강 사업 '완공' 되려면
지난 22일 시민들에게 정식 선보인 경기도 여주군 이포보.남한강을 가로지르는 591m의 보(洑)엔 백로의 알 모양을 형상화한 거대한 조형물 7개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네티즌들이 최근 설문조사에서 4대강 16개 보 중 최고로 선정한 이포보는 강천보와 여주보에 이어 모습을 드러낸 남한강의 세 번째 보다.

이날 이포보 인근 당남리섬에선 강변 자전거 대행진,가족걷기 대회,카약 · 카누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1만여명의 시민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시민들의 반응도 일단은 긍정적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나온 한 시민은 "남한강변에서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데다 자전거길도 잘 정비돼 있어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인근 음식점들도 기대에 들떴다. 20여년간 막국수집을 운영해온 김모씨는 "이포보 준공으로 주말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포보뿐 아니라 금강 공주보,영산강 승촌보,낙동강 강정고령보도 이날 일제히 공사가 마무리됐다. 이로써 4대강 16개 보 중 11개가 완공됐다. 낙동강 상주보 등 나머지 5개 보는 다음달 정식 공개된다. 지난 2년간 첨예한 논쟁거리였던 4대강 사업이 마무리에 접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이 끝난 것은 아니다. 홍수 조절 기능이나 수질 오염에 대한 논란만 해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4대강 사업이 지난 여름 집중호우에 따른 홍수를 막는 데 효과가 있었다는 점은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수긍한다. 그렇다고 해도 4대강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평가를 내리기엔 이른 시점이라는 지적이 많다. 보에 물을 가두면 조류(藻類)가 번식해 수질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4대강의 지류에서는 오히려 홍수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날 이포보 일대에선 공중화장실이나 매점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도 많이 부족했다. 행사가 열린 당남리섬엔 잔디조차 제대로 깔리지 않아 시민들이 흙밭에 앉아야 했다.

4대강 사업이 보 완공으로 끝난 게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안 그래도 일부 시민단체들은 "단기 성과 때문에 무리한 속도전을 펼쳤다"고 비판해왔다. 이런 비판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수질 관리,지류 정비 등 보완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강경민 여주 이포보/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