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가을] 고객을 보험계약서에 사인하게 만드는 프로의 화법은…
보험 컨설팅 일을 열심히 하지만 실적이 부진하다면 이유가 있다. 첫째, 고객에게 장광설을 늘어놓는다. 둘째, 재정안정 플랜이 너무 적다. 셋째, 고객에게 상품을 너무 많이 보여준다는 것이다. 첫째와 둘째 항목은 사려 깊게 고쳐가면 된다. 셋째 항목에서는 과연 몇 가지 상품을 보여주는 게 적절할까.

세일즈의 달인들은 흔히 고객이 선택할 수 있게 두 가지 이상의 옵션을 제시한다. 미국보험마케팅협회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에이전트가 한 가지 보험상품만으로 설명할 때보다 세 가지 상품을 제시하면서 설명하면 고객이 계약을 체결할 확률이 훨씬 높았다. 프로 세일즈맨들이 옵션을 제시하는 이유는 고객이 스스로 선택했다는 안심효과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보험 실전 화법》은 보험세일즈맨이 고객을 설득하기 위한 최상의 화법이 무엇인지를 실제 영업현장에서 검증된 사례들을 두 권으로 모은 책이다. 제1권 ‘기본실천 편’에서는 고객을 심도 있게 설득하는 기술과 현장화법을 상황별로 정리했다. 제2권 ‘거절처리화법 편’에서는 보험 세일즈와 리크루팅을 할 때 상대방의 거절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응대화법을 집중 조명했다.

이 책에는 실전 사례들이 많이 채집돼 있다. 가령 고객을 방문하기 전 어떻게 말할지에 대해 10여가지로 나열한다. 고객을 처음 방문할 때 화법도 마찬가지다. 독자들은 제시된 화법들을 하나씩 읽어가며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문장을 채택하면 된다.

화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돼 있다. 고객에게 반감을 사지 않으면서도 순간적인 기지로 고객의 거절을 즉시 처리할 수 있는 재치화법과 고객의 거절을 이해하면서 합리적으로 응대할 수 있는 설득화법이 그것이다.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공포마케팅이란 점도 알려준다. △우리가 너무 일찍 죽거나 △반대로 너무 오래 살거나 △갑자기 건강을 잃고 수입도 끊겨 힘들게 살아갈 수 있다는 위험을 적절하게 고객의 마음에 주입할 때 계약이 성사된다.

저자는 보험컨설팅 일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 것은 이 모든 일에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한 유명 보험컨설턴트는 “내 일보다 더 좋은 사업을 제시한다면 당신이 거는 것보다 10배를 걸겠다”고 호언할 정도다.보험컨설턴트는 자본이 필요없이 고객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직업이란 것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