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가 시가총액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24일 오전 9시 40분 현재 안철수연구소는 전 거래일보다 7000원(8.05%) 상승한 9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도 9400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개장 초에는 9만8900원까지 올랐다.

이날 안철수연구소의 주가 급등은 서울 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이른 바 '안풍'(安風)이라는 이슈가 재부각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오는 26일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범야권 후보를 공식 지원키로 결정했다.

안철수연구소는 '대선 테마주’로 엮이며 최근 두 달 사이에 배 넘게 폭등했다. 지난 9월 1일 3만4650원에서 거래되던 주식은 지난 21일 8만7000원까지 뛰었다. 시총은 8712억 600만원(21일 종가 기준)까지 불어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 한국거래소는 안철수연구소의 주가(21일 기준)가 20일 전 종가보다 150% 이상 상승했다는 이유로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안철수연구소의 주가가 과열된 상태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동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안철수연구소의 실적이 탄탄한 것은 맞지만 현재 시총은 실적의 호전도를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안 사업 분야의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 역시 "보안 사업 전망이 긍정적이고 안철수연구소가 시장 성장에 따라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재 안철수연구소의 급등세를 성장성으로 분석하는 건 무의미한 일이다"고 말했다.

4분기 이후 성장성을 고려한 안철수연구소의 적정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18~20배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강신록 대신증권 인터넷·통신 팀장은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 1176원 기준으로 보면 PER 74배에 달한다"며 "실적 개선을 반영한 내년 EPS 2300원 기준으로도 37.6배 수준으로 현 주가는 펀더멘탈(내재가치)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