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마株 대결, 박원순 승리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4일 증시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 후보 관련 테마주 주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를 지원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박원순 테마주'가 일제히 급등한 반면 나 후보 관련주는 급락했다. "증권시장은 안 원장의 막판 지원을 계기로 박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는 가격제한폭(14.94%)까지 치솟은 10만원에 장을 마쳤다. 10.1% 오른 채 출발한 안철수연구소는 안 원장이 이날 오후 박 후보 지지를 위해 선거캠프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름폭이 확대된 뒤 상한가로 마감했다.

이로써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나흘 동안에만 44.7% 폭등했다. 시가총액도 이날 1조14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서며 코스닥 시총순위 12로 올라섰다. 안철수연구소 주식 372만주(37.1%)를 보유 중인 안 원장의 주식 평가액은 전날 3236억원에서 이날 3720억원으로 하루 새 484억원 불어났다. 안 원장은 상장사 주식부자 순위 48위에 랭크됐다.

휘닉스컴(상한가) 웅진홀딩스(상한가) 풀무원홀딩스(13.59%) 등 박 후보 관련주도 일제히 폭등했다. 휘닉스컴은 홍성규 회장이 박 후보와 경기고 동창이라는 이유 때문에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웅진홀딩스와 풀무원홀딩스는 박 후보가 관계 재단 이사와 사외이사를 맡은 적이 있어 박원순 테마주가 됐다.

반면 '나경원 관련주' 한창은 이날 13.59% 급락한 426원에 마감했다. 6일 연속 급락하면서 주가는 지난 14일 828원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다.

한창은 최승환 대표가 나 후보의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나 후보 관련주로 분류되며 이달 4일부터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