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한국인 100승 이뤄 홀가분…이젠 청야니 의식 안 해"
"청야니는 타고난 운동감각을 지녔어요. 농구장 하프라인에서 남자들처럼 슛을 쏴요. 전 던져도 안 가요. "

사임 다비 LPGA말레이시아에서 우승하며 한국 선수 통산 100승의 주인공이 된 최나연(24)이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스카이72CC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나연은 "야니는 못하는 운동이 없고 당구를 프로 수준으로 친다"며 "퍼팅도 그런 감각으로 하는데 파워에다 섬세함까지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청야니의 장타에 대해서는 "거리가 많이 나니까 쉽게 플레이한다"며 "홀마다 2~3클럽이 차이날 정도"라고 했다.

최나연은 하나은행챔피언십이 끝나고 울었다고 털어놨다. "화나서 운 게 아니라 아쉬웠어요. 전 정말 할 수 있는 걸 다했는데 야니가 저보다 위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서 그에 대한 충격과 아쉬움이 컸지요. "

최나연은 "청야니를 이기기 위해 연습하거나 게임을 보강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거리를 늘리기 위해 웨이트 훈련을 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웨이트를 너무 많이 하면 근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장타에는 근력뿐만 아니라 순발력,유연성이 모두 필요해요. 전 평소 드라이버샷을 제가 칠 수 있는 힘의 95%로 쳐요. 다른 선수는 보통 80% 정도로 치다가 가끔 95~100%로 치지만 전 매 홀 95%의 힘으로 치는 습관이 돼 있어요. 세게 치려 해도 거리 차이가 별로 없지요. "

청야니의 첫인상에 대해선 "중학교 2,3학년 때 국가대항전에서 만났는데 저도 '보이시'하다는 얘기를 듣지만 야니는 더 했다"고 털어놨다.

"처음 봤는데 앞니 4개가 없더라고요. 넘어졌다고 그랬나,싸웠다고 그랬나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이번 대만대회에서 기자들이 옛날 야니 사진을 보여주는데 앞니 빠지고 베컴 머리를 한 얼굴이 그대로 나왔더군요. "

최나연 "한국인 100승 이뤄 홀가분…이젠 청야니 의식 안 해"
대만대회 갤러리 얘기도 나왔다. "마지막날 3만~4만명이 왔대요. 놀란 것은 제 이름을 아는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걸어갈 때마다 열심히 하라며'짜요'라고 외쳐주고 선물을 많이 줬어요. "

100승에 대한 부담이 컸느냐는 질문에는 "부담이 됐던 것 같다. 8월 세이프웨이클래식 마지막날 전에 인터넷을 보니까 '100승 눈앞'이라는 기사가 많이 있던데 눈에 안 보이게 느낌으로 오는 부담감이 있었다. 말레이시아대회 마지막 전날에는 일부러 기사를 안 봤다"고 대답했다.

스카이72CC=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