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도시 건설 붐이 모래를 금가루로 바꾸고 있다. 공사가 늘어나면서 각종 건축자재에 쓰이는 '미네랄 샌드'(광물질이 함유된 모래) 가격이 올 들어 2~3배 치솟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중국은 12차5개년 계획 기간(2010~2015년) 도시화율을 지난해 47.5%에서 51.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에서 도시화율이 1%포인트 높아진다는 것은 서울의 절반만한 도시가 새로 생겨난다는 뜻이다. 이에 따른 주택 건설과 인프라 수요 증가로 중국 건설시장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8.6%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네랄 샌드 올 들어 2~3배 올라

中 도시개발 열풍에 모래가 '금가루'로
건축자재의 원료인 미네랄 샌드는 오랜 기간 가격 변동이 없었다. 2008년에는 금융위기로 주문이 급감해 관련업체들이 무더기로 도산했다. 가격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기업들도 재고 물량을 확보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이 도시 건설에 나서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자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RBC캐피털마켓에 따르면 모래에 들어 있는 산화티타늄철은 2010년 말 이후 6개월 동안 t당 100달러에서 300달러로 값이 3배로 올랐다. 같은 기간 루타일은 t당 553달러에서 1050달러로,지르코늄은 t당 913달러에서 1900달러로 급등했다. 산화티타늄철과 루타일은 페인트와 플라스틱 등의 원료로 쓰인다. 지르코늄은 세라믹과 타일 등에 사용되는 재료다. 이들의 가격은 건축 경기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이들은 호주의 해안이나 모잠비크 세네갈 케냐 등 아프리카 지역의 개천 바닥에 있는 모래에서 채취한다. 티타늄산화물을 생산하는 켄메어의 마이클 카빌 이사는 "중국의 건설업 성장이 둔화되면서 미네랄 샌드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중국 정부가 2015년까지 3600만채의 임대주택을 짓고 있기 때문에 수요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중국 도시화로 건설시장 고성장

중국의 도시화율은 덩샤오핑이 개혁 · 개방을 선언한 1978년 18%에 불과했지만 2000년 36%,2010년 47.5%로 높아졌다. 2008년 이전엔 농민이 기존 도시로 이주하는 형태였으나 최근엔 신도시 건설을 통한 농민의 거주지 이전 방식으로 도시화가 진전되고 있다. 12차5개년 계획이 끝나는 2015년에는 51.5%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 도시화는 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인 동시에 2억3000만명에 달하는 농민공(농촌을 떠나 도시에 살고 있는 노동자들)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정치적 사업이기도 하다.

중국은 수출 중심에서 내수 · 소비 중심으로 경제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의 빈곤은 중국이 소비를 부양하는 데 큰 제약이 되고 있다. 8억명에 달하는 농촌 인구 중 상당수를 도시로 이주시키면 농촌의 수입도 증가하고 도시의 소비도 늘릴 수 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

또 도시로 밀려오는 농민공들을 제대로 수용하려면 새로운 주택과 인프라 시설이 필요하다. 맹성규 주중 한국대사관 국토해양관은 "중국은 인구 200만명 이상인 도시가 현재 160여개나 있다"며 "이들 도시를 중심으로 재개발사업과 저탄소 녹색기술을 활용한 주택 건설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 안후이(29.8%) 간쑤(29.4%) 쓰촨(29.2%) 등 도시화율이 30% 미만인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신도시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