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고지' 뚫었다…"연내 2000은 무난"
코스피지수가 3% 넘게 오르며 1900에 바짝 다가섰다. 유럽 재정위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가운데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상승세가 이어져 연내 2000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도랠리 불붙었다

24일 출발부터 강세를 보였던 코스피지수는 59.94포인트(3.26%) 급등한 1898.32로 마감했다. 8월5일(1943.75) 이후 두 달 반 만의 최고치다. 주말 동안 뉴욕 증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해결에 대한 기대로 급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외국인이 나흘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이날 외국인은 178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전기 · 전자업종을 중심으로 2850억원어치 사들였다. 프로그램으로도 오랜만에 4000억원 가까운 매수세가 유입됐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삼성전자가 94만1000원으로 2.62% 상승하며 6개월여 만에 최고가로 뛰어올랐다. 삼성테크윈이 5.80% 급등한 것을 비롯해 하이닉스(3.02%) LG전자(2.39%) 등 주요 정보기술(IT)주들이 줄줄이 치솟았다. 현대차현대모비스가 5% 넘게 오르는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분위기를 북돋웠다. 윤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수그러들고 유럽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본격적인 안도랠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내 고점 2000~2150 전망

안도랠리가 이어지면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지수가 연내 2000을 넘어 2150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추가적인 호재가 없어도 1950까지는 오를 것"이라며 "미국 경제 회복세가 확인되면 코스피지수는 12월 초 2150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위기가 최악의 국면을 지나면서 증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며 "기업 실적도 기대 이상이어서 코스피지수는 연말 2100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전문가들도 코스피지수가 2000까지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외 악재로 과도하게 떨어졌던 주가가 정상화되는 국면"이라며 "연말까지 2000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80을 코스피지수 연내 고점으로 제시했다.

◆건설 · 조선 이어 IT · 자동차 유망

단기적으로는 건설 조선 업종이,중장기적으로는 IT와 자동차 업종이 주가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조 센터장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건설 조선 증권 업종의 '키맞추기' 과정이 좀 더 진행될 것"이라며 "IT와 자동차는 꾸준한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금융주가 아직 저평가됐고 산업재 관련주도 덜 올랐다"며 "이들 업종에 순환매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과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 등은 변수로 남아 있다. 오 센터장은 "그리스 스페인 등의 국채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시장이 출렁거릴 수 있다"며 "중국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성장률이 하락할 경우 국내 주가는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인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27일 나오는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을 통해 경기 회복세가 확인돼야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승호/강지연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