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49ㆍ사진)는 "이미 펀드 라인업은 잘 갖춰진 상태"라며 "기존 펀드 수익률 관리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펀드를 출시하는 것보다 각각의 펀드를 대표펀드로 잘 키워내는 게 조 대표의 목표다. 그는 이어 "최근 퇴직연금시장에서 KB퇴직연금배당펀드 등 운용사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퇴직연금펀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탁액 기준 톱3에 진입한 비결은.

"자산운용사의 핵심 경쟁력은 수익률입니다. 수탁액을 늘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시장이나 경쟁사 펀드와 비교해 수익률이 뛰어나면 자금 유입은 당연히 귀속되는 결과라고 봅니다. KB자산운용의 최근 3~5년간 장기 성과는 대형사 중 가장 우수합니다.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잠깐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쉽지만 장기간 우수한 수익률을 유지하기는 그만큼 힘들죠. KB자산운용 펀드의 투자자 성향을 보면 단기간에 고수익을 노리는 고객보다 꾸준한 장기 성과에 주목합니다. 지난해 자문형랩 광풍 속에서도 덩치를 키울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고객들과의 신뢰가 어느 정도 구축된 것 같습니다."

▶어떤 운용전략을 펼치고 있는가.

"운용본부에 최대한 자율권을 부여하고 소신있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펀드매니저들이 종목연구와 기업탐방 등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회사의 운용스타일은 유행을 좇아서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기보다는 기업의 성장성이나 비즈니스 모델 등을 감안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는 스타일이죠. 이들 종목은 철저한 기업분석을 통해 몇 년째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신고가를 내고 있습니다. 이런 종목들을 많이 담고 있으면 단기시장 흐름과는 괴리가 생길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시장을 이기는 투자라고 봅니다. 올해 초 자동차 화학 정유주 중심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날 때 잠깐 KB자산운용 펀드 수익률이 주춤했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조정장을 거치면서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왔죠."

▶향후 국내 증시를 전망하면.

"본격적인 상승추세로의 복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봅니다.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저점이 낮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유럽 재정위기 문제는 획기적인 해결책이 나오기보다는 당분간 미봉책이 지속되면서 하락 후 반짝 상승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시장이 오를 때 추격매수하고 하락폭이 클 때 불안감에 매도하면 손실이 커질 수 있는 시기죠. 장단기 대응전략이 다를 수 있겠지만 단기하락폭이 클 때 꾸준히 분할 가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증시의 조정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악화 같은 내부적인 요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장기투자 관점에서는 현재 지수대는 매력적인 지수대입니다. 주식 부동산 예금이라는 세 가지의 자산 틀에서 볼 때 주식(펀드)의 상대 매력도가 가장 높다고 봅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