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평화시장에서 여성복을 판매하는 최모씨는 겨울 신상품 구입 자금이 모자라 고민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근 부산은행에 들른 최씨는 간단한 신용조회를 거쳐 연 5.1%로 5000만원을 빌릴 수 있었다.

부산은행이 지난 8월 개시한 '자영업 성공시대 특별대출'이 자영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두 달간 나간 대출액만 854억원.부산 · 경남지역 자영업자 2690여명이 저리 대출을 받았다.

이장호 부산은행장(사진)은 "비올 때 우산을 건네는 게 지역은행의 역할"이라며 "자영업 특별대출 규모를 연말까지 1500억원 규모로 정했는데 희망자가 많아 내년 1500억원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출이 인기를 끄는 것은 은행 측이 일부 손실을 감수하고 낮은 금리를 적용해서다.

대출 종류는 △부산신용보증재단 보증부 △창업지원 △신용 등 세 종류인데,적용금리가 연 4~7%다. 한도는 1인당 5000만원이다. 이 행장은 "자영업자 중 상당수가 연리 20~30%인 캐피털이나 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며 "고리 대출을 받아야 했던 영세 자영업자들을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은행은 별도로 영세 자영업자에게 1인당 500만원(고정금리 연 3.9%)까지 리모델링 비용을 빌려준다. 대출자에게는 1년간 화재보험료를 내주며 경영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이 행장은 25일 창립 44주년 기념식을 갖고 '지역사회공헌 일등은행'이 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부산은행은 이날 캐릭터로 '나오'('안에서 밖으로 나오다'란 뜻)와 '나래'('날개'란 뜻)를,슬로건으로 '으랏차차!'를 각각 선보였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