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기료만 오르면…
대표적인 부동주(不動株)로 꼽히는 한국전력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한국전력은 25일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53%(600원) 오른 2만43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17.9% 올랐다.

4년 연속 적자에다 지난달 초유의 정전사태,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까지 한전의 잇단 악재를 한번에 떨어낼 수 있는 '메가톤급 호재'인 전기요금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어서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정전사태에 이어 신용등급 강등으로 전기요금 인상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원가보다 낮은 현재의 전기요금 구조에서는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 등으로 내년에도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전기요금 인상이 현실화되면 매출의 95%가 전기 판매 수입인 한전의 실적 개선은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투증권은 한전의 내년 추정매출액이 48조6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기요금이 10% 인상될 경우 내년 매출은 4조62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늘어난 매출은 추가 비용이 없어 모두 순이익으로 잡힌다.

주가 수준을 비롯해 수급 상황 등도 주가의 추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전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 수준으로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기관투자가의 한국전력 주식 보유 비중도 사상 최저 수준이어서 향후 순매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기관투자가는 24~25일 이틀 동안 63만7000여주를 쓸어담았다. 다만 올해 23조원에 달했던 발전 연료비가 유가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유가와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