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타들어가는 중국펀드
증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국내 증시 및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차츰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해외 증시도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유럽 미국 등 해외 펀드 수익률 또한 개선되는 추세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다름아닌 중국펀드다.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가 추락하고 있는 탓에 중국펀드 수익률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국펀드 투자자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속타는 중국펀드 투자자

속 타들어가는 중국펀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147개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평균 -5.17%로 조사 대상 해외 펀드 가운데 가장 낮았다. 홍콩H증시에 투자하는 275개 펀드의 한 달 수익률도 1.10%에 불과해 같은 기간 2242개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7.94%)을 크게 밑돌았다. 중국펀드의 설정액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홍콩H증시에 투자하는 중국펀드의 경우 한 달간 설정액이 1954억원 감소했다.

이상수 신한은행 서초PB센터장은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절정에 달했던 2007년 하반기에 수억원을 투자했던 투자자 가운데 투자금액이 반토막난 채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는 사람이 꽤 많다"고 전했다.

◆선진국 펀드는 선전

위기의 '진원지'였던 유럽과 미국 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양호했다. 유럽 증시에 투자하는 77개 펀드는 최근 한 달 수익률이 평균 8.64%로 해외 펀드 중 가장 높았다. 미국펀드는 이보다 약간 낮은 7.04%였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치(1.4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경제지표의 호전,유럽 재정위기 해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선진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S&P500지수는 7월 말 수준의 97%까지 회복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각각 88%와 85% 선까지 올라왔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008년에 나타났듯이 위기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신흥국에서 선진국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펀드 환매 시기 저울질해야"

문제는 중국펀드 투자자들이다. 전문가들은 중국펀드 비중을 줄여가는 걸 원칙으로 하되 조금 더 기다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홍콩H증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2007년 24배에서 현재는 7.8배로 낮아져 투자 매력이 커졌다"며 "지금이 바닥 수준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환매를 하더라도 내년 상반기 증시 반등을 지켜본 후 환매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상수 센터장은 "국내와 해외 펀드 투자 비중을 7 대 3 정도로 가져가는 게 일반적"이라며 "최근엔 해외 펀드 비중을 더 낮추고 채권형이나 금펀드 등 대안투자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송종현/임근호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