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별 평균 66만원 ↑···제네시스 최대 269만원 올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2012년형 모델을 내놓고 차값을 평균 66만원가량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식변경 모델로 나온 국산 차종의 가격은 적게는 5만원, 많게는 215만원이 인상됐다. 현대자동차의 대형 세단 제네시스는 차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해당 모델은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이 교체된 풀체인지(완전변경) 또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제외한 연식만 바뀐 주요 10개 차종이다. 차값 인상 폭은 모델별로 연식에 따른 등급별(최저·최고) 가격 차이를 따진 뒤 평균값을 매긴 것이다.

2012년형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모델은 현대차 제네시스다. 제네시스는 최저 등급이 161만원, 최고 등급은 269만원이 각각 올라 평균 215만원이 인상됐다.

제네시스 다음으로는 쉐보레 크루즈(가솔린)가 평균 131만원 올랐고, 현대차 투싼ix(가솔린)은 105만원 올랐다. 한국GM의 준중형 세단 크루즈는 이전 라세티 프리미어가 올 들어 브랜드와 차명이 바뀌면서 차값도 뛰었다.
'뛰기만 하는 국산차 몸값'…2012년형은 얼마나 올랐나
반면 가격이 가장 적게 오른 모델은 기아차의 중형 세단 K5 2.0으로 평균 5만원이 올랐다. 업체 중에선 르노삼성이 2012년형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가장 적게 올렸다.

이처럼 국산차의 몸값 부풀리기는 수입차업체들이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차값을 점차 낮추는 것과 상반된다.

최근 국내에서 '박스카' 판매 경쟁을 펼치고 있는 닛산 큐브와 기아차 쏘울 간의 가격 차는 거의 없어졌다. 가솔린 큐브 기본형(2190만원)과 쏘울 디젤 최고급형(2222만원)을 비교하면 국산 쏘울이 수입 큐브 보다 더 비싸다.

국산차 업체들은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을 때 이전 모델에 비해 성능이나 연비를 개선하거나 편의 옵션을 추가하는 게 일반적이다. 새 모델에 상품 변화를 줘 차값 인상분을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연식이 바뀔 때마다 업체들이 차값을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굳이 옵션이 필요하지 않은 소비자의 경우 신차를 살 때 가격 인상분이 불합리한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사들 입장은 다르다. 연식이 바뀔 때 신사양이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기 때문에 차값은 자연스레 올라간다는 것.

국산차업체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을 때 기존 고객들이 많이 선택한 옵션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성능, 연비 등 업그레이드 된 상품성을 따진다면 차값 인상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신차를 내놓을 때 옵션이 필요 없는 소수 고객을 위해 다수가 선호하는 편의 기능을 빼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지 않은 업체는 쌍용자동차가 유일하다. 쌍용차는 연식이 바뀌는 모델을 내년 초에 내놓을 예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는 체어맨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되면서 SUV 차종의 연식변경 시점은 내년으로 미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