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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CEO] 모바일 디스플레이, 불가능에 도전하다
출근길, 당신은 태블릿PC를 펼친다. 3일 전 충전했지만 사용가능한 배터리 양은 충분하다. 외국의 바이어에게 줄 선물을 검색하던 중 찹쌀떡이 눈에 띈다. 여러 가지 찹쌀떡의 말랑말랑한 촉감을 손가락으로 실제처럼 느끼면서 상품을 선택, 주문 후에는 태블릿 PC를 다시 작게 접어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는다.

인간과 전자기기를 연결하는 디스플레이. 점차 시각적으로 변하고 있는 IT시장에서 디스플레이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을 초월한다. 휴대전화, PC, TV부터 자동차, 의료 산업에 이르기까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디스플레이는 이제 하나의 ‘요소’에만 그치지 않고 배터리의 소모량을 줄여주며 실제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더 나아가 혁신적인 디자인까지 가능하게 해주는 ‘멀티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무한 성장 가능성에 따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도 모바일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우리 기업들도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자세를 취하고 있다.

○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화면을 접고 구부리다

모바일 기기에는 넓은 디스플레이 선호도가 높다. 가독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다란 크기만큼 이동은 매우 불편해 모바일 기기 발전에 가장 큰 장애 요소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두껍고 볼록한 1세대 디스플레이, 얇고 평평한 현재의 2세대 디스플레이에 이어 평평하면서도 접거나 구부릴 수 있는 3세대 디스플레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제품의 밑바닥에 깔리는 전자회로, 기판의 소재까지 모두 유연한 소재로 제작해 자유자재로 구부리고 접을 수 있으며 망치로 때려도 부서지지 않을 만큼의 강력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삼성전자가 2012년 2분기에 출시할 ‘Flexible Galaxy’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 이동과 보관을 더 용이하도록 했으며 시계 애플리케이션 활용 시에는 시계모양으로, 프로젝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때는 프로젝터 모양으로 접을 수도 있어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최적화된 디자인을 제공한다.

이처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휴대전화, 태블릿PC, 전자책은 물론 수시로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시계, 의류 등에도 적용될 수 있어 모바일 산업은 물론 IT산업과 다른 산업과의 융합에도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센스(Sense), 모래·물의 촉감을 스크린에서 느끼다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의 기술진이 주축이 된 소프트웨어업체 센세그(Senseg)가 스크린 위의 작은 전기장을 이용해 촉각신호를 인위적으로 생성하는 ‘E-센스(Sense)’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터치 패드 기술들은 소형 모터나 압전(壓電) 장치에서 생성된 진동을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손가락과 터치 패널 사이 전기력을 변조해 촉각 신호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거칠거나 부드러운, 혹은 뾰족하거나 뭉툭한 질감 등 다양한 촉감을 스크린에서 직접 느낄 수 있다.

(주)큐리어스는 앞서 소개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에 센세그의 ‘E-센스’ 기술을 입힌 다양한 모델로 디스플레이 소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큐리어스는 CAPST(성균관대 플라스마응용표면센터)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플라스틱 기판을 개발, 뛰어난 표면 질감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센세그와 기술이전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큐리어스는 11월 말까지 다양한 재질과 질감을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IR용 시제품을 완성할 계획이며 이로써 글로벌 디스플레이 소재 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전망이다.

○반사형 디스플레이(Reflective Technology), 배터리 걱정까지 잡아라

휴대전화가 통화 중심에서 웹 브라우징, 게임, GPS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 중심의 통합 멀티미디어로 변함에 따라 배터리 소요 문제가 부각됐다. 그에 따른 대책으로 발광형 디스플레이가 출시되기도 했지만 이 제품 역시 빛을 내기 위해서는 전력 소비가 필요하며 실외에서는 가독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e북 아마존 ‘킨들(Kindle)’에서 찾을 수 있다. 킨들에 적용된 반사형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바꿀 때만 전력이 소모되는 것으로 별도의 광원 없이도 외광을 이용해 화면을 구현하기 때문에 별다른 전력소비가 없고 오랫동안 책을 봐도 눈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e북 등 모바일 장치에서의 사용화 가능성도 입증됐지만 아직까지 색채 구현이 어려워 많이 응용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배터리 부분이 작아져 더 작은 단말기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IT산업의 새 지평을 열 기술로 지목되고 있다.

이같이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답은 무한대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