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장중 마디지수인 1900선을 회복한 후 안착을 위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1900선 안착이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오는 26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 기대가 상당부분 증시에 선반영됐고, 마디지수의 저항과 차익실현 매물 등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매매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25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44포인트(0.02%) 내린 1897.88을 기록 중이다. 지난 9월1일 이후 처음으로 1900선을 회복한 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랠리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주식비중 확대 등에 기대 1950선 혹은 2000선 수준까지 추가적으로 이어질 수는 있다"면서도 "대세 상승을 위해선 추가적인 펀더멘털 개선이 필요하고, 현 시점에서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박스권 트레이딩 매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시황팀장도 "코스피지수가 바닥 구간에서 14% 가량 올라온 만큼 1900선이 저항선 역할을 할 수 있어 쉬어갈 수 있는 국면"이라며 "현 시점에서 차익실현 압력이 커지고 있고, 26일 EU 정상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정책 기대감은 대부분 반영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투신과 연기금 등 국내 기관의 추가 매수 여력이 남아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기금이 8월과 9월 매수 우위 기조를 이어간 데 이어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1조7000억원을 추가로 사들여 그 힘이 막강하다"며 "8월과 9월엔 시장 하방 경직성 강화에 힘썼지만, 10월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지수의 빠른 회복에 기여했다"고 진단했다. 연기금은 지난 8월 2조6000억원, 9월 1조9000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투신권의 추가 매수세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유 애널리스트는 "자금 유입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이후 약 6조8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순유입됐고, 국내 주식형 펀드 내 주식 편입 비중은 90.14%로 아직 낮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투신 매수세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형 펀드가 주식 비중을 높이기 위해 추가적으로 매수할 것이란 전망을 고려하면 지수가 눌리더라고 대형주의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 수급 안정화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주변 자금 흐름에 비춰 개인 매수 기대도 남아있다. 이달 들어 개인이 매도 우위 기조를 나타냈지만 주식투자 대기자금으로 간주되는 고객 예탁금 감소가 동반되지 않아 매도 자금이 저가매수를 위해 대기 중이란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고객예탁금 잔고는 전날보다 6066억원 증가한 21조80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 19조526억원을 기록하며 19조원대로 올라선 고객예탁금은 불과 10거래일만에 2조280억원이 늘어 21조원대를 돌파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