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설 투자 확대 기대감에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반도체 분야 투자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이 많기 때문이다.

25일 오후 1시 45분 현재 STS반도체는 전날보다 760원(8.94%) 상승한 926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나마이크론도 11.17% 상승한 1만1050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시그네틱스도 2.21% 상승세다. 원익IPS국제엘렉트릭은 0.99%, 8.14% 상승세다.

삼성전자는 내년 반도체 설비투자에 15조원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반도체 투자 목표인 10조원보다 50% 늘어난 수치다.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만 8조원 안팎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년 반도체 투자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지만 규모·금액 등 세부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늦어도 12월 전에는 세부적인 투자 계획이 나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제품 구성이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에서 비메모리로, 디스플레이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로, 핸드셋은 스마트폰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투자금액 등의 추가 확인은 필요하지만, 주력 제품 구성을 보면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변화를 주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고 추정했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투자규모의 사실 여부보다 투자규모 확대 가능성이 거론됐다는 점에 민감하게 반응, 관련 수혜주 찾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는 "국내에서 장비 업체들 중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에 모두 적용되는 증착장비(ALD/CVD)에 특화된 국제엘렉트릭과 원익IPS 등의 수혜가 클 것"이라며 "후공정 업체들 중에서는 STS반도체와 하나마이크론 등이 외주비중 증가로 인해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STS반도체, 하나마이크론 등은 비메모리 분야 투자규모가 기존 4조2000억원(올해 기준)에서 8조원 안팎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에 매기가 집중되고 있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특히 STS반도체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본사 공장에서 맡고 있던 반도체 D램 패키지 물량이 필리핀 공장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늘어나는 비메모리 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찬 연구원은 "신규 공장설비를 짓는데 투자금액의 30%가 사용된다고 가정하면 70%는 반도체 공정별 장비를 사들이는데 쓰일 것"이라며 "시장 예상보다 투자규모가 늘어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성장 우호적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공정업체들은 기존 생산분량에서 늘어난 만큼 외주 비중이 증가하기 때문에 고른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