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상장사들의 관련 신주인수권증서(워런트)가 차익거래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상증자 관련 워런트는 유상증자로 발행될 신주의 인수권리로, 주주부담과 실권주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상장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5일 오후 1시40분 현재 애경유화 워런트(애경유화 2R)는 전날보다 810원 내린 70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애경유화는 지난달 15일 606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관련 워런트는 오는 28일까지 상장돼 거래되며 1차 발행가액은 2만900원이다.

지난 8월 1350억원의 유증을 결정한 락앤락과 지난달 30일 1조1242억원 규모의 유증을 발표한 대우증권의 워런트도 상장돼 거래된 바 있다.

해당 상장사의 주식 보유자라면, 이같은 워런트를 이용한 차익거래에 관심을 둘 만하다는 분석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워런트가 주가와 발행가격을 고려한 가격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면 주식 매도와 워런트 매수를 통해 차익실현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전날 애경유화의 종가는 3만원이었고, 워런트는 7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워런트 가격 7820원과 1차 발행가액 2만900원을 합한 금액은 2만8720원이다. 최종 발행가액과 애경유화의 주가가 신주 발행일까지 유지된다면 애경유화 주식 보유자는 애경유화 주식을 팔고 워런트를 사 주당 1280원의 차익실현이 가능하다.

앞서 지난 14일 워런트 거래를 마친 대우증권의 경우 1차 발행가인 8230원을 기준으로 거래당시 최저가인 1805원에 워런트를 매수했다면, 14일 대우증권 종가 1만500원에서 주당 465원의 차익이 발생한다. 대우증권의 최종 발액가액은 오는 26일 확정된다.

다만 주가하락의 위험성은 감안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강 연구원은 "신주인수권 가격이 '주가-발행가격'보다도 낮게 형성되고 있는 것은 주가하락 위험에 따른 매수 수요 부재와 공매도 금지에 따른 주식 미보유자의 차익거래 실행의 어려움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주식 미보유자의 경우 차익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주식을 차입·매도해야 하는데, 현재 공매도 금지 조치로 실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앞으로 대형 투자은행(IB) 자격요건 충족을 위해 670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우리투자증권의 워런트가 다음달 7일부터 11일까지, 12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조달키로 한 홈센타의 워런트는 내달 17일부터 23일까지 상장돼 거래될 예정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