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4일 러시아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등급 조정 배경에 대해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면 러시아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이 규제당국이 정해놓은 기준치인 10%를 밑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유동성 감소,러시아로부터의 지속적인 자본유출,루블화 가치 하락 등이 이미 러시아 은행들의 유동성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은행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또한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올해 3.8%에서 내년에 2.8%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국제시장에서의 에너지 수요 감소로 석유 등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러시아 정부가 은행 부문 지원을 계속하겠지만 이 같은 지원책이 중소 규모 민간은행들에까지 미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무디스는 지적했다.

또 러시아 은행들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남아 있어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금융시장이 흔들릴 경우 은행들의 유동성이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