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유럽위기 재부각과 경기지표 둔화로 나흘 만에 하락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207.00포인트(1.74%) 떨어진 11706.62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25.14포인트(2.00%) 하락한 1229.05를 기록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61.02포인트(2.26%) 내려간 2638.42를 나타냈다.

뉴욕증시는 소비자신뢰지수 등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기지표가 기대치에 못미치고 기업들의 실적둔화 등이 겹치면서 지난 사흘 간의 상승세에 발목을 잡혔다.

또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전에 열리는 EU 재무장관 회의가 취소된 것도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를 키우면서 하락세를 부추겼다.

EU 집행위원회가 재무장관 회의를 연기하면서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자 시장의 우려도 더 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내놓을 해법이 원론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들이 제기됐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린다 뒤셀 증시 투자전략가는 "시장은 이제 진정으로 중요한 시점에 다달았다"며 "투자자들은 유럽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만한 마법은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평했다.

미국의 경기지표도 기대에 못미치면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는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 46.4보다 떨어진 39.8을 기록, 2009년 3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시자 예상치는 46.0이었다.

S&P와 케이스-쉴러가 발표한 미국 20개 대도시의 8월 중 주택가격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8% 하락했다. 전문가 예상치는 3.5% 하락 수준이었다.

시큐리티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마크 브론조 매니저는 "투자심리가 유럽 쪽 이벤트에 종속된 상황에서 경기지표마저 경제가 바닥권인 것을 확인시켜줬다"며 "대표적인 경기민감주인 UPS의 실적 발표 역시 전 세계 경기성장에 대한 우려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국제 운송업체 UPS는 지난 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전 세계 배송량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3분기 국제 운송량은 4.6% 증가에 그치면서 2분기(6.2%)보다 증가율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UPS는 지난 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한 10억4000만달러(주당 1.06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국제 운송 성장세 둔화가 악재로 작용해 2% 이상 하락했다.

3M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 발표 뒤 6.7% 급락했다. 3M의 지난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1.6% 하락한 10억9000만달러(주당 1.52달러)로 집계, 기대치(주당 1.61달러)에 못 미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간체이스는 각각 3.8%, 3.4% 하락했다. 알코아와 휴렛-팩커드 역시 3% 하락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이틀째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90달러(2.1%) 상승한 배럴당 93.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