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회장 "저축ㆍ절제하는 공급 중심 경제로 돌아가야"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이 수요 중심의 경제에서 저축하고 절제하는 공급 중심의 경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강 회장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 참석해 '위기를 넘어 일류 국가로'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강 회장은 "금융자본주의가, 카지노 자본주의에서 실물 중심의 자본주의로 돌아가야 한다"며 "땀 흘려 일해 저축을 하고 재원을 마련해 미래 생산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세금, 지출, 통화를 늘리는 '수요' 중심에서 '저축, 투자, 절제, 근면하는 '공급' 경제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재차 "수고하고 땀 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한국이 굉장히 위기지만, 유사 이래 가장 큰 기회를 맞고 있기도 하다"면서 "역사는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에 의해 움직이고, 지금이 우리가 정말 잘해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문경영인체제가 아닌 오너 중심 경영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문제점은 책임경영이 실종돼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관련해서는 "근문 문제는 선진국은 버는 것보다 많이 쓰고, 신흥국은 버는 것보다 적게 쓰는 것"이라며 "적자 선진국은 생산성을 높이고, 흑자 선진국은 지출을 확대하는 것이 구조적인 해법"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는 이같은 근본문제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정부는 단기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강 회장은 꼬집었다.

금융사들이 예금을 받고, 대출해주는 등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파생상품 등을 판매하는데 주력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 내 대표적인 감세론자로 꼽히는 강 회장은 이날도 "세율을 떨어뜨리면 세수가 늘어난단 건 이미 지난 수십, 수백년 동안 경험으로 입증된 것"이라며 "예컨대 상속세를 75%에서 50%로 낮춘 뒤 오히려 세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 회장의 강연은 올해 1월 서울 G20정상회의 결과보고대회 당시 보고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9개월 가량 지났지만 다시 볼만한 내용이었고 위기에 대한 진단, 본질, 앞으로의 방향 등은 그때와 지금이 다를 것 없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