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EU는 실패할 운명"…루비니 "몇몇 국가 디폴트 못 피해"
유럽연합(EU) 미래에 대한 비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남부 유럽과 북부 유럽의 문화적 차이 때문에 경제공동체라는 '꿈'은 이뤄질 수 없으며,몇몇 국가들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맞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25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EU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가 탄생한 1999년에는 남유럽이 북유럽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탈리아인들이 (부지런한) 독일인들처럼 행동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결국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회원국들 간 문화적 차이를 과소 평가했다"며 "통화공동체는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와 같이 문화적으로 비슷한 국가들로만 묶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미 뉴욕대 교수도 유로존 위기설을 제기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호주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몇몇 유럽 국가들은 디폴트를 피할 수 없으며 유로존을 탈퇴하는 국가도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로존은 점점 붕괴할 것이고,그로 인한 충격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만큼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도 이날 캐나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로권이 결국 채무 위기를 실질적으로 풀어내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유로존이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제임스 샤프트도 로이터에 실린 기명 칼럼에서 유로존이 어떤 처방을 내놓더라도 "1회용 반창고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