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티베트ㆍ네이멍구
중국 당국과 소수민족 간의 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독립운동 탄압에 저항하며 분신한 티베트 승려가 올 들어 10명에 달한다.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서는 원유 석탄 천연가스 등 채굴 사업을 추진 중인 한족과 목초지대를 지키려는 몽골족의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6일 인도에 본부를 둔 비정부 단체인 '티베트 인권 · 민주주의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의 간쯔자치주에서 티베트 승려 다와 체링이 지난 25일 자신의 몸에 석유를 붓고 불을 질렀다. 이 승려는 불길에 휩싸인 채 달라이 라마의 귀환과 티베트의 자유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그는 분신 직후 병원에 옮겨졌지만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중국에서 티베트 승려가 분신한 것은 이번이 열 번째다. 지난 3월 쓰촨성 아바자치주의 키르티사원에서 21세의 젊은 승려가 2008년 티베트 독립운동을 중국 공안이 유혈 진압한 것에 항의하며 분신한 것이 처음이다. 당시 중국 정부가 이 사건과 관련,승려 3명을 체포하고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하자 티베트인들의 분노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후 분신이 연쇄적으로 일어났으며 특히 이달 들어서만 5명이 분신했다. 대부분 10~20대 젊은 승려들이다. 티베트 독립운동단체인 '프리티베트'의 스테파니 브리든 대변인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티베트 점령에 저항하기 위해 티베트인들이 단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멍구에서는 한족의 에너지 사업에 몽골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남몽골인권정보센터는 24일 홈페이지에 "목초지와 목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몽골 언어와 문화를 존중하도록 요구하는 시위를 30일까지 각 지역에서 열자"고 촉구했다. 20일 네이멍구 남부도시 오르도스 근처에서 탄광 개발에 맞서 자신의 목초지를 지키려던 목동 조릭이 연료수송 트럭에 치여 숨진 것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다. 이 단체는 온라인에 '범죄자를 처벌하라' '목동의 권리를 보호하라' 등 시위 구호도 제시했다.

26일까지 실제 시위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는 가운데 이 단체는 당국이 몽골인의 집회를 금지하고 조릭의 친척들에게 그의 죽음에 대해 얘기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