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發 '물폭탄'…세계경제 2차피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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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쌀공급국…국제시세 20% 오를 듯
설탕값 15% 껑충…車·전자 공장도 직격탄
설탕값 15% 껑충…車·전자 공장도 직격탄
50년 만의 최악 홍수로 태국 수도 방콕의 제2공항이 폐쇄되는 등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있다. 세계 최대 쌀 공급 국가인 태국의 논이 물에 잠기면서 쌀값은 폭등세다. 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24%인 450곳이 침수 피해를 입고 생산을 중단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 '태국발 쓰나미' 충격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25일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11월 인도분 쌀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3% 오른 파운드당 16.905센트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이후 상승폭은 12%에 달했다. 현재 태국의 쌀 경작지 중 약 13%가 침수됐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시피인터트레이드는 올해 말 쌀값이 당초 예상치보다 약 20% 높은 t당 7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은 세계 쌀 거래량의 31%를 공급하고 있다.
설탕값도 올라 25일 런던국제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은 t당 725.8달러에 거래됐다. 한 달 전(631.5달러)보다 14.9% 뛰었다. 태국은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이다.
자칫 태국발 식량 가격 급등이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 식품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도 있다. 도이체방크는 "아시아에서 물가상승분 가운데 식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30%에 달하고 중국의 경우 비중이 33%까지 높아진다"며 "쌀값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도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며 "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식품값 인상으로 이어지는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태국에 진출한 글로벌 제조업체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 중 4분의 1(450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도요타 혼다 닛산자동차는 태국 조업을 전면 중단했다. 자동차 생산이 줄자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일본 철강업체들도 감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일본제철이 26일부터 출하량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JFE스틸도 다음달부터 감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 전량을 태국에서 생산하는 소니도 공장 문을 닫았다.
PC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세계 하드디스크 시장의 30%를 공급하는 태국 공장이 물에 잠기면서 세계 시장에서 500기가바이트(GB)와 1테라바이트(TB) 제품 판매가는 1주일 전보다 각각 25%와 32% 올랐다.
한편 태국 정부는 방콕 제2공항인 돈므앙 공항을 폐쇄하고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임시공휴일을 선포했다. 지금까지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370명 정도다. 방콕 북부 방폴라랏 지역의 홍수 방지벽이 무너져 3만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대규모 실업도 예상된다. 태국 최대 산업단지인 나바나콘 공단과 태국 중부 아유타야주와 빠툼타니주의 공단 7곳도 완전히 침수돼 6500개 공장이 문을 닫고 26만명이 실업자로 전락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경제 손실 규모가 최대 5000억바트(1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또 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4.4%에서 3~3.5%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잉락 친나왓 총리는 "방콕이 최대 150㎝ 물에 잠길 가능성이 있다"며 "방콕 도심은 아직 안전하지만 강물 유입 속도와 바닷물 만조를 감안하면 28~31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은 방콕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있어 태국의 관광산업 위축도 우려된다. 홍콩과 한국은 태국을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25일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11월 인도분 쌀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3% 오른 파운드당 16.905센트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이후 상승폭은 12%에 달했다. 현재 태국의 쌀 경작지 중 약 13%가 침수됐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시피인터트레이드는 올해 말 쌀값이 당초 예상치보다 약 20% 높은 t당 7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은 세계 쌀 거래량의 31%를 공급하고 있다.
설탕값도 올라 25일 런던국제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은 t당 725.8달러에 거래됐다. 한 달 전(631.5달러)보다 14.9% 뛰었다. 태국은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이다.
자칫 태국발 식량 가격 급등이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 식품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도 있다. 도이체방크는 "아시아에서 물가상승분 가운데 식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30%에 달하고 중국의 경우 비중이 33%까지 높아진다"며 "쌀값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도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며 "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식품값 인상으로 이어지는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태국에 진출한 글로벌 제조업체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 중 4분의 1(450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도요타 혼다 닛산자동차는 태국 조업을 전면 중단했다. 자동차 생산이 줄자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일본 철강업체들도 감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일본제철이 26일부터 출하량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JFE스틸도 다음달부터 감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 전량을 태국에서 생산하는 소니도 공장 문을 닫았다.
PC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세계 하드디스크 시장의 30%를 공급하는 태국 공장이 물에 잠기면서 세계 시장에서 500기가바이트(GB)와 1테라바이트(TB) 제품 판매가는 1주일 전보다 각각 25%와 32% 올랐다.
한편 태국 정부는 방콕 제2공항인 돈므앙 공항을 폐쇄하고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임시공휴일을 선포했다. 지금까지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370명 정도다. 방콕 북부 방폴라랏 지역의 홍수 방지벽이 무너져 3만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대규모 실업도 예상된다. 태국 최대 산업단지인 나바나콘 공단과 태국 중부 아유타야주와 빠툼타니주의 공단 7곳도 완전히 침수돼 6500개 공장이 문을 닫고 26만명이 실업자로 전락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경제 손실 규모가 최대 5000억바트(1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또 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4.4%에서 3~3.5%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잉락 친나왓 총리는 "방콕이 최대 150㎝ 물에 잠길 가능성이 있다"며 "방콕 도심은 아직 안전하지만 강물 유입 속도와 바닷물 만조를 감안하면 28~31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은 방콕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있어 태국의 관광산업 위축도 우려된다. 홍콩과 한국은 태국을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