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유족석 배려 `예우'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2주기 추도식에 참석,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고인을 추념했다.

통상 박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는 유족 대표인 박 전 대표와 동생 지만씨를 비롯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주로 참석해왔다.

박 전 대표는 추도식 시작 10여분 전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식장을 찾았고, 곧이어 나 후보가 도착하자 반갑게 악수하며 자리를 안내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옆자리의 지만씨를 한 칸 옆으로 이동하게 한 뒤 나 후보를 유족석에 앉도록 배려했고, 나 후보는 선거전 `강행군'으로 피곤한 기색에도 꼿꼿한 자세로 추도식을 지켜봤다.

지만씨는 유족 인사말을 통해 "아버지는 부의 양극화를 염려하고 한국적 민주주의를 생각했다"며 "국민 모두에 공평한 기회를 통한 선진 복지국가 건설이 아버지의 꿈이었다"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박 전 대표는 추도식 전후로 간간이 나 후보와 환담했고 유족 인사말이 끝난 뒤 묘소로 자리를 옮기면서 옆에서 나 후보를 안내하는 등 예를 갖췄다.

박 전 대표는 헌화와 분향을 마친 뒤 "(유족 대표로서) 저는 여기 남아서 오신 분들 손을 일일이 잡아드려야 한다"면서 나 후보를 배웅했다.

나 후보는 전날 저녁 박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추도식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고, 이날 오전 중구 신당2동 장수경로당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한 뒤 선대위의 강승규 이두아 의원 등과 함께 현충원을 찾았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나 후보에게 `선거운동 콘셉트를 잘 잡았다.', `건강을 잘 챙기시라'는 등 덕담을 했다"고 전했다.

추도식에는 이해봉 허태열 안홍준 유정복 이성헌 이혜훈 정희수 최경환 구상찬 김옥이 배영식 손범규 이진복 이학재 이한성 조원진 허원제 의원 등 친박계 30여명이 참석했고 조문객도 4천명에 육박하는 등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