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알파돔시티' 연내 착공…2조대 땅값 마련 '속도'
경기 판교신도시의 핵심 업무 · 상업시설로 계획된 '알파돔시티'(조감도)의 1단계 공사가 연내 착공과 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다. 자산 선(先)매각 등으로 그동안 납부하지 못한 토지대금과 공사비를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려서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시세보다 낮게 공급되는 주상복합아파트가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했다.

◆토지대금 · 공사비 조달에 '청신호'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5개 주요주주는 26일 사업 정상화를 위해 LH에 납부할 땅값 및 지연이자 2조7000억원 가운데 4000억원을 대물로 내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현금 대신 향후 건립되는 건물로 땅값을 가져가는 구조여서 미분양 리스크를 줄이면서 사업성은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시행사인 ㈜알파돔시티 관계자는 "1단계 사업을 시작하려면 1~5차 중도금에 해당하는 1조원 규모의 땅값을 LH에 내야 한다"며 "LH가 4000억원 현물대납에 최종 합의하면 사업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가 2300억원 규모의 업무용 빌딩을 선매입키로 한 것도 땅값 확보에 기여할 전망이다.

개발사업 전문가들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2단계 사업이 정상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단계 대상인 7-2블록 일부엔 CJ그룹이 방송사를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LH 관계자는 "매입 규모 · 금액 등은 합의되지 않았다"면서도 "인근에 들어설 백화점 건물이 선매각된 만큼 2단계 사업에도 청신호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 백화점 영화관 대형마트 등이 들어설 건물(17만5206㎡)을 6570억원에 선매수했다.

◆주상복합 연내 분양할 듯

판교 '알파돔시티' 연내 착공…2조대 땅값 마련 '속도'
알파돔시티 주주사들이 정상화 방안에 합의한 것은 신분당선 개통에 따른 부담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나비에셋의 곽창석 사장은 "신분당선이 28일 개통되지만 알파돔시티가 착공조차 못해 역사 주변 대규모 부지가 공터로 남아 있다"며 "주민 불편을 위해 빨리 착공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시행사는 연내 1단계 사업의 착공과 분양에 나서는 것이 목표다. C블록의 주상복합과 6-3 · 4블록의 상업 · 업무시설이 대상이다. 시행사 관계자는"큰 틀은 합의했지만 나머지 12개 주주사들의 참여도 필요하다"며 "후속 협의를 서둘러 연내에 착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주상복합 예정물량 930가구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주변시세보다 싸게 공급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알파돔시티의 땅값은 2조3600억원이다. 시행사는 시공사들의 지급보증 거부로 땅값을 내지 못해 5~7차 중도금 6372억원을 미납 중이다. 납부한 중도금 5460억원은 금융사 등에서 빌렸다.

알파돔시티는 신분당선 판교역사 주변에 연면적 122만여㎡ 상업 · 업무시설을 지어 분양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이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 침체와 시공사 지급보증 거부,자산 선매각 불발 등으로 땅값을 마련하지 못해 표류해왔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