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밥먹다 갑자기 극심한 두통?  뇌동맥류 의심해봐야
‘머리 한쪽이 아프다’ ‘뇌가 울리듯 아프다’ ‘바늘 찌르듯 아프다’로 표현되는 통증들은 일반적으로 편두통일 가능성이 많다. 이런 두통은 대개 신경과 전문의의 진찰과 뇌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두통은 1년 동안 전 인구의 60~70%가 한 번 이상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로 편두통이나 긴장형 두통은 적절한 약제 치료에 의해 좋아질 수 있는 1차성 두통에 속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갑작스럽게 두통이 생기거나 일정기간 이상 진통제를 복용해도 두통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뇌 안에 심각한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게 마련이다. 더욱이 주변 친지들 가운데 두통의 연장선상에서 좋지 않은 일을 겪은 사례를 접하게 된다면 그 불안감은 더욱 커지게 된다. 실제로 일반인이 놓치기 쉬운 심각한 뇌 질환에 의한 두통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위험한 두통을 알려주는 몇 가지 경고 신호를 소개한다.

◆벼락치듯 갑자기 생기는 두통

점심 식사를 하거나 또는 운동을 하던 중에 갑자기 생긴 극심한 두통을 환자가 정확하게 기억하고 표현한다면 뇌동맥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환자는 이렇게 아파보기는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강렬한 두통을 느낀다. 메스꺼움이나 구토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두통이 생기기 시작해 최고점에 이르는 기간이 매우 짧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이 꽈리모양으로 기형적으로 불거지면서 연약해져 있는 것으로 갑자기 터져 뇌와 두개골 사이로 출혈이 생기면 벼락치는 형태의 두통이 시작될 수 있다. 격렬한 운동이나 성행위를 하던 중 두통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경우에도 지주막하 출혈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세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고열과 목뒤가 뻣뻣해지는 두통

수일 전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겪은 후 두통이 생기면서 체온이 37도 이상 올라가고 다른 신체부위에서 고열이 날 만한 증상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뇌수막염에 의한 두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런 형태의 두통에서는 목뒤가 뻣뻣해져 고개 숙이기가 불편한 강직이 나타날 수 있고, 메스꺼움이나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두통은 편안히 있을 때보다 걷거나 움직일 때 심해지며, 대변을 보거나 배에 힘을 줄 때 갑자기 악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정신을 잃거나 경련을 동반한 두통

잠깐이지만 기억이 나지 않거나, 정신이 멍해지면서 몸에 힘이 빠지며 실신하는 경우, 몸의 특정 부위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움직여지는 경련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뇌종양, 뇌염을 포함한 구조적인 병소가 뇌 안에 존재할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경우의 두통은 일반적으로 수주일 이상 무겁게 지속되며 병소가 있는 부위에 국한해 나타나기도 한다.

◆특정 자세에서만 생기는 두통

누워 있을 때에는 두통을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일어서거나 앉는 자세를 취하면 수분 이내에 심한 두통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다시 눕는 자세를 취할 경우 바로 소실되는 특징을 갖는다면 뇌와 두개골 사이에서 물리적인 완충 역할을 하는 뇌척수액이 바깥으로 누출되는 ‘자발성 두개 내 저압’을 의심해볼 수 있다.

두통과 함께 뒷목이 당기는 강직 증상이나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특정 자세에서 두통이 반복적으로 유발된다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박정욱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