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자주 오는 여행 비수기, 햇빛 보증 서비스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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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카페 - 불확실성 저주를 역이용하라
시장 예측 막연할땐 감정 앞서 일단 이성적으로 상황 표현
반품 걱정하는 고객 위해 아예 365일 반품 서비스
시장 예측 막연할땐 감정 앞서 일단 이성적으로 상황 표현
반품 걱정하는 고객 위해 아예 365일 반품 서비스
백화점 상품권을 내가 제시하는 할인가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치자. 먼저 5만원짜리 상품권을 얼마의 가격에 구입할 것인지 메모지에다 적어보자. 다음으로 10만원짜리 상품권은 얼마에 살 것인지 첫 번째 답 아래에 적어보자. 마지막으로 5만원짜리 상품권을 받을 가능성이 50%, 10만원짜리 상품권을 받을 가능성이 50%인 ‘복권’은 얼마에 사겠는지 가장 밑에 적어보자.
자, 당신의 세 가지 답 중 마지막 복권에 대한 값은 얼마인가? 아마도 5만원짜리 상품권에 대한 값과 10만원짜리 상품권에 대한 값 중간쯤이 아닐까? 당연히 그 기대가치가 중간쯤일 테니까 말이다.
실험경제학자로 유명한 유리 그니지는 위와 똑같은 실험을 실시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세 가지 질문을 서로 다른 집단에 제시한 것이다. 5만원짜리 상품권을 사겠다는 사람들은 평균 1만6000원 정도를 제안했다. 10만원짜리 상품권을 본 사람들은 4만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복권을 제공받은 사람들은 얼마를 제시했을까. 결과는 예상밖이었다. 1만원 정도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운이 안 좋아도 5만원짜리 상품권을 얻는데도 사람들은 5만원짜리 상품권을 확실히 사는 것보다 적은 가격을 내겠다고 답변한 것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그래서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을 그니지는 ‘불확실성 효과’라는 말로 표현했다.
불확실성을 부닥치면 사람들의 두뇌는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부분보다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이 더 활발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즉 이성이 아닌 감정이 판단한다는 것. 그럼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판단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UCLA의 리버먼 교수팀은 사람들이 감정에 복받칠 때 그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찾도록 하면 감정을 관장하는 영역이 활동을 줄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니 불확실성에 부딪치면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표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불확실성 효과는 기업들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두 가지 측면으로 생각해 보자. 먼저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미치는 불확실성 효과를 줄여야 한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업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준비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경제상황을 생각하면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이 생각을 가로막는다. 만약 앞날이 막연하다면 계획을 세우기 전에 그 상황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라. 상황에 대한 표현으로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난 다음 내년도 계획을 세워야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소비자들도 불확실성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온라인 쇼핑몰을 예로 들어보자.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도착한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반품을 하는 절차가 까다롭다면 어떻게 할까. 아마도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포스라는 여성 신발 온라인 쇼핑몰의 365일 반품 보증 서비스가 인기를 얻는 이유다.
불확실성 자체를 판매한 기업도 있다.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시에서 영업하는 관광회사 연합체인 투어리즘 빅토리아가 주인공이다. 빅토리아시는 맑고 햇빛이 많은 곳이다. 그러나 4~5월은 비가 자주 와서 상대적으로 비수기에 속한다. 투어리즘 빅토리아가 찾아낸 해결책은 ‘햇빛 보증 서비스’다. 2009년 4~5월 중 빅토리아시에서 2박 이상 예약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여행 기간에 비가 1.25㎝ 이상 오면 500달러를 환불하겠다”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가. 이 기간에 비가 내렸고 투어리즘 빅토리아는 약속대로 환불했다. 그러면 손해가 아니냐고? 투어리즘 빅토리아는 바보가 아니다. 비가 올 수도 있는 불확실성에 대해 날씨보험을 통해 미리 준비해뒀다.
불확실성 효과는 사람들에게 너무 큰 영향을 미쳐 ‘불확실성의 저주’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보증하는 상품을 만든다면 소비자들이 줄을 설 것이다. 고객들이 두려워하는 불확실성은 어떤 것이 있는지, 당장 찾아보라.
이계평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자, 당신의 세 가지 답 중 마지막 복권에 대한 값은 얼마인가? 아마도 5만원짜리 상품권에 대한 값과 10만원짜리 상품권에 대한 값 중간쯤이 아닐까? 당연히 그 기대가치가 중간쯤일 테니까 말이다.
실험경제학자로 유명한 유리 그니지는 위와 똑같은 실험을 실시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세 가지 질문을 서로 다른 집단에 제시한 것이다. 5만원짜리 상품권을 사겠다는 사람들은 평균 1만6000원 정도를 제안했다. 10만원짜리 상품권을 본 사람들은 4만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복권을 제공받은 사람들은 얼마를 제시했을까. 결과는 예상밖이었다. 1만원 정도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운이 안 좋아도 5만원짜리 상품권을 얻는데도 사람들은 5만원짜리 상품권을 확실히 사는 것보다 적은 가격을 내겠다고 답변한 것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그래서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을 그니지는 ‘불확실성 효과’라는 말로 표현했다.
불확실성을 부닥치면 사람들의 두뇌는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부분보다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이 더 활발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즉 이성이 아닌 감정이 판단한다는 것. 그럼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판단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UCLA의 리버먼 교수팀은 사람들이 감정에 복받칠 때 그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찾도록 하면 감정을 관장하는 영역이 활동을 줄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니 불확실성에 부딪치면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표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불확실성 효과는 기업들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두 가지 측면으로 생각해 보자. 먼저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미치는 불확실성 효과를 줄여야 한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업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준비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경제상황을 생각하면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이 생각을 가로막는다. 만약 앞날이 막연하다면 계획을 세우기 전에 그 상황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라. 상황에 대한 표현으로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난 다음 내년도 계획을 세워야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소비자들도 불확실성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온라인 쇼핑몰을 예로 들어보자.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도착한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반품을 하는 절차가 까다롭다면 어떻게 할까. 아마도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포스라는 여성 신발 온라인 쇼핑몰의 365일 반품 보증 서비스가 인기를 얻는 이유다.
불확실성 자체를 판매한 기업도 있다.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시에서 영업하는 관광회사 연합체인 투어리즘 빅토리아가 주인공이다. 빅토리아시는 맑고 햇빛이 많은 곳이다. 그러나 4~5월은 비가 자주 와서 상대적으로 비수기에 속한다. 투어리즘 빅토리아가 찾아낸 해결책은 ‘햇빛 보증 서비스’다. 2009년 4~5월 중 빅토리아시에서 2박 이상 예약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여행 기간에 비가 1.25㎝ 이상 오면 500달러를 환불하겠다”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가. 이 기간에 비가 내렸고 투어리즘 빅토리아는 약속대로 환불했다. 그러면 손해가 아니냐고? 투어리즘 빅토리아는 바보가 아니다. 비가 올 수도 있는 불확실성에 대해 날씨보험을 통해 미리 준비해뒀다.
불확실성 효과는 사람들에게 너무 큰 영향을 미쳐 ‘불확실성의 저주’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보증하는 상품을 만든다면 소비자들이 줄을 설 것이다. 고객들이 두려워하는 불확실성은 어떤 것이 있는지, 당장 찾아보라.
이계평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