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보는데 미술관으로 오라구요?"…갤러리아百 이색면접
주요 대기업들의 하반기 채용 면접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갤러리아 백화점의 이색 면접이 화제다.

지난 26일. 서울 청담동의 유명 미술관 ‘유아트스페이스’ 앞에는 20대 남녀 대학생 150명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이들은 작품 전시를 보기 위해 미술관을 찾은 것이 아니다.

언뜻 보기에는 작품을 감상하는 여유로운 모습이지만 이들의 얼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이들은 한화갤러리아의 2011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면접 지원자들이다. 이들이 미술관에 모인 이유는 바로 한화갤러리아가 신입사원 채용 면접 장소이기 때문이다.

갤러리아 백화점이 면접장소로 미술관을 선정한 이유는 지원자들의 긴장을 완화시켜 자신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다. 미술관은 오픈된 공간인 만큼, 사무실과 같은 닫힌 공간에 비해 지원자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업계의 특성상, 회사나 패션업계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자의 스타일, 순발력 등을 파악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면접 진행을 위해 ‘미술관’이 면접장소로 선정됐다. 미술관에서 진행된 이번 한화갤러리아 하반기 채용면접은 심층 면접, 어학 테스트, 그룹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번 면접에 참가한 서울대 허은정 씨(26)는 “미술관인 만큼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안정적인 마음으로 대기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며 “특히 그룹토론은 앞이 트인 공간에서 진행되었는데 아름다운 공간에서 면접이 진행된 것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미술관 면접 후에는 명품관 현장 면접도 진행됐다.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 웨스트에서 진행된 현장 면접에서 지원자들은 기획, 마케팅, 영업의 세 분야 중 자신의 관심분야에 해당하는 과제를 부여 받았다. 한 시간 정도 매장을 둘러보며 정보를 수집한 지원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으로 면접을 마쳤다.

지기영 갤러리아 인력개발팀 부장은 “유통업계는 트렌드에 민감하다보니 변화가 많고 활동적인 인재를 많이 필요로 한다”며 “외부의 편안한 공간에서 진행하는 면접은 지원자들을 편하게 면접에 해줄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지원자들의 스타일이나 순발력을 파악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면접이 사무적인 공간에서 벗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갤러리아 백화점이 운영하는 델리까페 ‘빈스앤베리즈’에서 면접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평소 친구들과 이용하는 까페에서 진행된 면접은 커피향에서 느껴지는 아로마 효과로 지원자들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고 회사측은 평가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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