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당신 머리 속의 개 두 마리 '편견과 선입견'
"사람들에게 누구나 자기 나이만큼 키워온 개 두 마리가 있다. 그 개의 이름은 '편견'과 '선입견'이다. 그렇게 울타리쳐진 우리의 생각은 사각지대에 빠져 사각사각 죽어가고 관습과 타성에 젖은 우리 얼굴은 사색이 되고,상식의 덫에 걸린 인생은 식상해진다. "

"역경이 모여 경력이 되고,자살을 거꾸로 읽으면 '살자'가 된다. 악마를 뜻하는 'evil'을 뒤집으면 'live'가 되고 '소변금지'를 뒤집어 읽으면 '지금변소'가 된다. "

무슨 이런 말장난이 다 있나 하는 생각이 들다가 책을 손에서 놓을 즈음 '이 책 쓴 사람 참 생각 많이 하고 사는구나'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제목부터가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로 생각지도 못한 타이틀을 달고 있다.

저자는 '지식생태학자' '지식산부인과 의사'로 불리는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그는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배가 고프면 설렁탕을 먹듯이 뇌가 고프면 '뇌진탕'을 먹어야 한다"며 "이는 곧 이제껏 편안하게 살아온 뇌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자극을 줌으로써 뇌세포가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재미있는 표현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그래!"하고 무릎을 치게 하는가 하면 "그래?"하면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기도 한다. 저자는 먼저 세상살이를 시어머니 대하듯 하지 말고 친정엄마를 바라보듯 하자고 제안한다. 시어머니가 아프면 머리가 아프고 친정엄마가 아프면 가슴이 아프다고 하듯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지식은 그저 관념의 파편일 뿐이라는 것.사회를 바라볼 때도 지식보다는 의식이 중요하다며 의미있는 '말장난'을 덧붙인다. "소통이 단절되어 불통이 되면 분통이 터지고 울화통이 터져요. "

변화를 뜻하는 영어단어 'change'를 '몸이 자극받아야 깨달음이 오고 그것은 곧 지식이 된다'며 '체인지(體認知)'라는 연결고리를 거는 데선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한다.

세상 천지에 '물론 그렇고,당연하고,원래 그런 것은 없다'고 내내 강조하는 저자는 가벼운 문체와 알록달록한 그림을 버무려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내고 있는 기성세대들에게 '생각여행'을 함께 떠나자고 손을 내민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