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게임만 '셧다운제' 제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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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2 등 CD 패키지 게임은 예외로
정부, 국내업체 역차별 논란
정부, 국내업체 역차별 논란
청소년들의 심야 온라인 게임 이용을 차단하기 위한 '셧다운제' 시행이 다음달 20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돌연 일부 외국 게임들을 적용대상에서 배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성격에 관계없이 모든 게임의 접속을 막는다는 법안의 취지에 맞지 않는 데다 전면 차단되는 한국 게임과의 형평성에도 부합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27일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2' 등 미국 블리자드사의 게임들을 셧다운제 적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에 예외조항을 추가로 만들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CD로 설치땐 온라인 게임 아니다?
셧다운제로 알려진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은 청소년의 지나친 게임 몰입을 막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게임업계의 강한 반발 속에서도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여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했다. 16세 미만 청소년의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여성가족부는 이번에 시행령에 예외 조항을 만들어 스타크래프트 등 블리자드의 CD 패키지 게임을 셧다운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CD 패키지 게임은 온라인 대신 CD로 컴퓨터에 게임을 직접 설치해 이용하는 형태다. 문제는 이 게임 역시 온라인 환경에서 구동된다는 점이다. 온라인으로 다운로드를 받는 한국산 게임과 이용방식 측면에서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데 게임을 설치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셧다운제 적용을 받지 않게 된 것이다.
정부는 또 외국 게임사들이 이용자 가입을 받을 때 우리나라처럼 이름,나이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아 연령에 따른 규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블리자드는 별도의 나이 인증시스템을 설치하기가 어려워 국내에 서비스하고 있는 온라인게임을 연령에 관계없이 심야에 모두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랍 브라이덴 베커 블리자드 부사장은 지난 21일 "특정 국가의 법률을 따르기 위해 10년 넘도록 유지해온 서버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성인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블리자드사의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2' 등은 여전히 국내 온라인 게임 인기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 스스로 원칙 파기
결국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기류에 밀려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마련한 원칙을 저버리고 예외조항 마련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다만,이 조항은 1998~2003년에 판매된 CD 패키지 게임만 해당된다. 최근 발매된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은 연령을 확인할 수 있어 셧다운제가 그대로 적용된다.
이와 관련,국내업체들은 "외국업체에만 특혜를 준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한국 게임사들은 셧다운제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개인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며 "그런데 블리자드 같은 외국업체들은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기 위해 서버 전체 차단이라는 강수를 뒀고 정부는 이에 굴복했다"고 꼬집었다.
한국입법학회의 보고서에 따르면,셧다운제 도입 시 국내 게임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시스템 구축에 55억원,개인정보보호 시스템 구축에 259억원 등으로 각각 예상됐다. 셧다운제의 국내 업체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은 이미 예견돼온 것이기도 하다. 정부가 해외에 서버를 둔 게임을 규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페이스북에서 즐길 수 있는 징가의 '팜빌''시티빌'은 셧다운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27일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2' 등 미국 블리자드사의 게임들을 셧다운제 적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에 예외조항을 추가로 만들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CD로 설치땐 온라인 게임 아니다?
셧다운제로 알려진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은 청소년의 지나친 게임 몰입을 막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게임업계의 강한 반발 속에서도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여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했다. 16세 미만 청소년의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여성가족부는 이번에 시행령에 예외 조항을 만들어 스타크래프트 등 블리자드의 CD 패키지 게임을 셧다운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CD 패키지 게임은 온라인 대신 CD로 컴퓨터에 게임을 직접 설치해 이용하는 형태다. 문제는 이 게임 역시 온라인 환경에서 구동된다는 점이다. 온라인으로 다운로드를 받는 한국산 게임과 이용방식 측면에서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데 게임을 설치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셧다운제 적용을 받지 않게 된 것이다.
정부는 또 외국 게임사들이 이용자 가입을 받을 때 우리나라처럼 이름,나이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아 연령에 따른 규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블리자드는 별도의 나이 인증시스템을 설치하기가 어려워 국내에 서비스하고 있는 온라인게임을 연령에 관계없이 심야에 모두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랍 브라이덴 베커 블리자드 부사장은 지난 21일 "특정 국가의 법률을 따르기 위해 10년 넘도록 유지해온 서버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성인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블리자드사의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2' 등은 여전히 국내 온라인 게임 인기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 스스로 원칙 파기
결국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기류에 밀려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마련한 원칙을 저버리고 예외조항 마련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다만,이 조항은 1998~2003년에 판매된 CD 패키지 게임만 해당된다. 최근 발매된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은 연령을 확인할 수 있어 셧다운제가 그대로 적용된다.
이와 관련,국내업체들은 "외국업체에만 특혜를 준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한국 게임사들은 셧다운제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개인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며 "그런데 블리자드 같은 외국업체들은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기 위해 서버 전체 차단이라는 강수를 뒀고 정부는 이에 굴복했다"고 꼬집었다.
한국입법학회의 보고서에 따르면,셧다운제 도입 시 국내 게임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시스템 구축에 55억원,개인정보보호 시스템 구축에 259억원 등으로 각각 예상됐다. 셧다운제의 국내 업체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은 이미 예견돼온 것이기도 하다. 정부가 해외에 서버를 둔 게임을 규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페이스북에서 즐길 수 있는 징가의 '팜빌''시티빌'은 셧다운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