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재판부 "검찰, 시간끌지 마라" 경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기소 후 사실조회 신청·구형 연기 등 안돼
"늦어질수록 증권사들 영업에 불이익"
"늦어질수록 증권사들 영업에 불이익"
주식워런트증권(ELW) 부정거래 의혹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검찰에 "시간을 끌지 말라"고 요청했다. 검찰이 기소한 뒤에도 추가로 혐의 주요 내용에 대한 사실조회 신청을 하는가 하면 구형을 미루는 등 시간끌기 전략을 보인 데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김형두) 심리로 27일 열린 스캘퍼 박모씨에 대한 공판에서 김형두 부장판사는 검찰의 사실조회 신청에 대해 "변호사가 '지금 검찰이 (기소 후에) 수사를 하는 거냐'고 지적한다"며 "서둘러서 (불법 입증을) 하라"고 요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어 "경제에 관한 사건이고, 피고인들의 영업이 달린 것이라 (재판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불이익"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날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에 ELW의 호가 전송시간에 대한 사실조회를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지난 19일 재판에서는 코스콤에 사실조회를 신청한 결과 "코스콤은 전체 종목의 일부 호가 정보만 거래소에 전송하며,긴박한 시세 변동 등의 영향으로 전체 종목 호가가 변경되면 호가 정보 전송시간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회신이 왔다.
이는 "박씨 등은 LP(유동성 공급자) 호가를 예측해 직전에 매수 · 매도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뒤엎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초 박씨 등에 대한 공소장 내용의 일부를 변경할지 여부와 관련한 입장을 이날 밝히겠다고 했으나 회신을 접한 후 "시간을 좀 더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의 이날 사실조회 신청에 대해 변호인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 아닌데 사후적 공소 제기가 아닌가 싶다"며 "검찰이 공소 제기 전에 다 입증해야 하는 사항이었는데 결심을 앞두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피고인에 관한 한 LP 호가 따먹기식 거래(혐의)는 무의미하고 전용선 제공 자체가 불법이라는 식이라면 공소의 한축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일단 검찰의 사실조회 신청을 받아들이되 시간만 끌지 말고 최대한 신속히 하라고 당부한 것.이 와중에 검찰이 "4주 정도 시간을 달라"고 해 재판은 한 달가량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지난 21일 대신증권 결심 공판에서도 "서면으로 구형하겠다"며 구형을 연기했다. "관련 혐의로 함께 기소한 다른 증권사의 재판이 진행 중인데 대신증권에 대한 구형을 먼저 하면 다른 사건에 영향을 끼칠까 염려된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다. 재판부는 "기소한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량은 어느 정도 정해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구형량도 알지 못한 채 피고인들이 최후진술을 하는 것은 방어권을 보장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검찰 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검찰이 자신이 없으니 시간을 끌면서 사실상 추가 수사를 벌이는 것 같다"며 "증권사들은 최대한 빨리 법원 판결이 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ELW
주식워런트증권(Equity Linked Warrant)의 약어.주식 등을 미리 약정한 시기와 가격으로 미래에 사거나 팔 수 있는 옵션 상품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김형두) 심리로 27일 열린 스캘퍼 박모씨에 대한 공판에서 김형두 부장판사는 검찰의 사실조회 신청에 대해 "변호사가 '지금 검찰이 (기소 후에) 수사를 하는 거냐'고 지적한다"며 "서둘러서 (불법 입증을) 하라"고 요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어 "경제에 관한 사건이고, 피고인들의 영업이 달린 것이라 (재판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불이익"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날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에 ELW의 호가 전송시간에 대한 사실조회를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지난 19일 재판에서는 코스콤에 사실조회를 신청한 결과 "코스콤은 전체 종목의 일부 호가 정보만 거래소에 전송하며,긴박한 시세 변동 등의 영향으로 전체 종목 호가가 변경되면 호가 정보 전송시간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회신이 왔다.
이는 "박씨 등은 LP(유동성 공급자) 호가를 예측해 직전에 매수 · 매도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뒤엎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초 박씨 등에 대한 공소장 내용의 일부를 변경할지 여부와 관련한 입장을 이날 밝히겠다고 했으나 회신을 접한 후 "시간을 좀 더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의 이날 사실조회 신청에 대해 변호인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 아닌데 사후적 공소 제기가 아닌가 싶다"며 "검찰이 공소 제기 전에 다 입증해야 하는 사항이었는데 결심을 앞두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피고인에 관한 한 LP 호가 따먹기식 거래(혐의)는 무의미하고 전용선 제공 자체가 불법이라는 식이라면 공소의 한축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일단 검찰의 사실조회 신청을 받아들이되 시간만 끌지 말고 최대한 신속히 하라고 당부한 것.이 와중에 검찰이 "4주 정도 시간을 달라"고 해 재판은 한 달가량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지난 21일 대신증권 결심 공판에서도 "서면으로 구형하겠다"며 구형을 연기했다. "관련 혐의로 함께 기소한 다른 증권사의 재판이 진행 중인데 대신증권에 대한 구형을 먼저 하면 다른 사건에 영향을 끼칠까 염려된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다. 재판부는 "기소한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량은 어느 정도 정해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구형량도 알지 못한 채 피고인들이 최후진술을 하는 것은 방어권을 보장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검찰 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검찰이 자신이 없으니 시간을 끌면서 사실상 추가 수사를 벌이는 것 같다"며 "증권사들은 최대한 빨리 법원 판결이 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ELW
주식워런트증권(Equity Linked Warrant)의 약어.주식 등을 미리 약정한 시기와 가격으로 미래에 사거나 팔 수 있는 옵션 상품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