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순종만 하는 공무원 원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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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첫 날 동행 취재
기죽지 말고 시장 비판해 달라…시장 첫 업무는 무상급식 결재
기죽지 말고 시장 비판해 달라…시장 첫 업무는 무상급식 결재
"제가 머리에 뿔 달린 사람 아니죠? 여러분들 기죽지 마시고 저에게 비판을 해주셔도 좋습니다. "
첫 시민운동가 출신 서울시장답게 박원순 시장은 27일 임기 첫날부터 파격적인 행보와 언행을 선보였다. 박 시장이 이날 공식 일정을 시작한 곳은 노량진수산시장,마지막 방문지는 영등포 쪽방촌이었다. 시민들에게 "트위터 쪽지를 보내달라"고 말하고,서울시 직원들에게도 "기죽지 말고 비판해달라"고 했다. 그가 이날 가장 힘주어 강조한 단어는 '소통'이었다.
◆잇따른 민생현장 탐방
박 시장은 이날 오전 6시30분 방배동 자택에서 택시를 타고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았다. 박 시장은 시장을 돌다가 현금 2만원을 내고 꽃게 1㎏을 사기도 했다.
시장 방문을 마친 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와 무명용사들의 묘를 참배한 뒤 방명록에 '함께 가는 길'이라는 글을 남겼다. 박 시장은 시민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기 위해 동작역(4호선)으로 이동했다. 평소 지하철을 애용한다는 그는 취재진과 몰려든 시민들로 역사가 혼잡해지자 "전에는 시민들과 함께 앉아서 이야기도 하고 좋았는데 이렇게 가니까 민폐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전 민선 시장들이 선거 다음날 고급 승용차를 타고 첫 공식 일정 장소인 국립현충원으로 향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대중교통인 택시와 지하철을 이용한 것은 앞으로도 민생 현장을 지속적으로 챙기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박 시장의 한 측근은 설명했다.
◆첫 결재,11월 초등 5 · 6학년 무상급식
박 시장은 이어 13층 대회의실에서 4급 이상 서울시 간부들 200여명과 상견례를 가졌다.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시 간부들의 모습과는 달리 박 시장의 얼굴엔 여유가 넘쳤다. 그는 "우리는 파트너이고 같은 팀 멤버이기 때문에 시민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팀워크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제가 뿔 달린 사람 아니죠"라고 물은 뒤 "저는 무조건 순종하는 공무원을 원하지 않고,기분이 나쁘더라도 여러분들이 하는 얘기를 귀기울여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주요 간부들로부터 시정 현안 보고를 받은 뒤 시장집무실이 있는 7층으로 향했다. 사무인계 인수서에 서명한 뒤 내달부터 초등학교 5 · 6학년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의 결재서류에 서명했다. 임기 시작 후 첫 결재였다.
오전 10시30분 그가 시청을 떠나 향한 곳은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이었다. 박 시장은 이날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만나 선거를 지원해 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제3정당 창당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제3정당을 만들 것 같으면 처음부터 따로 갔지,민주당과 경선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시의회 의원단과 오찬을 갖고 무상급식 조례 및 서울광장 조례에 대해 오세훈 전 시장이 제기한 대법원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의회는 서울광장 사용 방식을 기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는 내용의 서울광장 조례안을 지난해 8월 임시회에서 의결했지만 서울시가 재의(再議)를 요구한 끝에 조례 공포를 거부하고 소송을 낸 바 있다.
박 시장은 오후엔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선거 때 연대했던 야당을 방문해 감사를 표시했다. 저녁 때는 영등포 쪽방촌을 찾아 서민들의 고충을 듣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첫 시민운동가 출신 서울시장답게 박원순 시장은 27일 임기 첫날부터 파격적인 행보와 언행을 선보였다. 박 시장이 이날 공식 일정을 시작한 곳은 노량진수산시장,마지막 방문지는 영등포 쪽방촌이었다. 시민들에게 "트위터 쪽지를 보내달라"고 말하고,서울시 직원들에게도 "기죽지 말고 비판해달라"고 했다. 그가 이날 가장 힘주어 강조한 단어는 '소통'이었다.
◆잇따른 민생현장 탐방
박 시장은 이날 오전 6시30분 방배동 자택에서 택시를 타고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았다. 박 시장은 시장을 돌다가 현금 2만원을 내고 꽃게 1㎏을 사기도 했다.
시장 방문을 마친 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와 무명용사들의 묘를 참배한 뒤 방명록에 '함께 가는 길'이라는 글을 남겼다. 박 시장은 시민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기 위해 동작역(4호선)으로 이동했다. 평소 지하철을 애용한다는 그는 취재진과 몰려든 시민들로 역사가 혼잡해지자 "전에는 시민들과 함께 앉아서 이야기도 하고 좋았는데 이렇게 가니까 민폐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전 민선 시장들이 선거 다음날 고급 승용차를 타고 첫 공식 일정 장소인 국립현충원으로 향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대중교통인 택시와 지하철을 이용한 것은 앞으로도 민생 현장을 지속적으로 챙기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박 시장의 한 측근은 설명했다.
◆첫 결재,11월 초등 5 · 6학년 무상급식
박 시장은 이어 13층 대회의실에서 4급 이상 서울시 간부들 200여명과 상견례를 가졌다.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시 간부들의 모습과는 달리 박 시장의 얼굴엔 여유가 넘쳤다. 그는 "우리는 파트너이고 같은 팀 멤버이기 때문에 시민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팀워크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제가 뿔 달린 사람 아니죠"라고 물은 뒤 "저는 무조건 순종하는 공무원을 원하지 않고,기분이 나쁘더라도 여러분들이 하는 얘기를 귀기울여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주요 간부들로부터 시정 현안 보고를 받은 뒤 시장집무실이 있는 7층으로 향했다. 사무인계 인수서에 서명한 뒤 내달부터 초등학교 5 · 6학년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의 결재서류에 서명했다. 임기 시작 후 첫 결재였다.
오전 10시30분 그가 시청을 떠나 향한 곳은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이었다. 박 시장은 이날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만나 선거를 지원해 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제3정당 창당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제3정당을 만들 것 같으면 처음부터 따로 갔지,민주당과 경선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시의회 의원단과 오찬을 갖고 무상급식 조례 및 서울광장 조례에 대해 오세훈 전 시장이 제기한 대법원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의회는 서울광장 사용 방식을 기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는 내용의 서울광장 조례안을 지난해 8월 임시회에서 의결했지만 서울시가 재의(再議)를 요구한 끝에 조례 공포를 거부하고 소송을 낸 바 있다.
박 시장은 오후엔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선거 때 연대했던 야당을 방문해 감사를 표시했다. 저녁 때는 영등포 쪽방촌을 찾아 서민들의 고충을 듣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