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원 내고 운동하는데… 어디 60만원짜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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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 인터컨티넨탈호텔, 현대카드에 소송 당한 이유
현대카드 VIP용 '퍼플', 호텔 피트니스 클럽 연 50회 무료이용권 제공
"사람 붐벼 불편하다" 호텔 회원 항의에 계약 해지
현대카드 VIP용 '퍼플', 호텔 피트니스 클럽 연 50회 무료이용권 제공
"사람 붐벼 불편하다" 호텔 회원 항의에 계약 해지
현대카드는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파르나스호텔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고 있는 인터컨티넨탈호텔 코엑스점(서울 삼성동 소재)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데 따라 회사가 입은 피해에 대해 배상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두 회사 간 분쟁은 신용카드 한 장 때문에 빚어졌다. 문제의 카드는 현대카드가 내놓은 연회비 60만원짜리 '퍼플카드'. 현대카드는 지난 4월 인터컨티넨탈호텔과 제휴를 맺고 퍼플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이 호텔의 피트니스클럽을 연 50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퍼플카드는 연회원권이 6000만원에 달하는 인터컨티넨탈호텔 피트니스클럽을 연회비 60만원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입자가 급증했다. 특히 소득이 많은 30~40대가 많이 가입했다. 지난해 말 1만3000명 정도였던 퍼플카드 유효 회원은 호텔 측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2개월 만인 지난 6월엔 2만5000명으로 두 배가량 급증했다.
하지만 엄청난 인기가 화근이 됐다. 피트니스클럽에 사람이 몰리자 기존 회원들이 반발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운동을 하기 힘들다는 불만이 고조됐다. 호텔 측은 기존 회원의 항의를 받아들여 지난 6월 현대카드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퍼플카드 소지자들의 피트니스클럽 이용을 중지시켰다. 현대카드는 하루 이용 회원을 30명으로 제한하면 어떻겠느냐는 대안을 내놓으며 협상을 벌였지만 무산됐다. 현대카드는 결국 지난 7월 피트니스클럽 무료 이용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했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으로 일부 고객은 연회비를 돌려받고 카드를 해지하기도 했다. 최근 이 카드를 해지한 박모씨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호텔 측이나 사전 수요 예측을 철저히 하지 않고 카드 발급을 늘린 현대카드 때문에 기분만 상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호텔 측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함에 따라 자사 고객이 이탈하고 이미지에 손상을 입은 만큼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제휴사의 사정(?) 때문에 카드사들이 서비스를 줄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신한카드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더레이디베스트카드(연회비 20만원)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던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를 지난달 22일부터 중지했다. 삼성카드는 세이브서비스 회원에 대해 인터파크도서 구매액의 2%를 적립해주고 있었으나 다음달부터 적립률을 1%로 낮춘다. KB국민카드는 메가박스에서 제공하던 포인트 0.5% 적립 및 결제서비스를 내달부터 중단한다. 모두 제휴사들이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서비스를 중지해달라고 요청한 탓이다.
김일규/이고운 기자 black0419@hankyung.com
두 회사 간 분쟁은 신용카드 한 장 때문에 빚어졌다. 문제의 카드는 현대카드가 내놓은 연회비 60만원짜리 '퍼플카드'. 현대카드는 지난 4월 인터컨티넨탈호텔과 제휴를 맺고 퍼플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이 호텔의 피트니스클럽을 연 50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퍼플카드는 연회원권이 6000만원에 달하는 인터컨티넨탈호텔 피트니스클럽을 연회비 60만원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입자가 급증했다. 특히 소득이 많은 30~40대가 많이 가입했다. 지난해 말 1만3000명 정도였던 퍼플카드 유효 회원은 호텔 측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2개월 만인 지난 6월엔 2만5000명으로 두 배가량 급증했다.
하지만 엄청난 인기가 화근이 됐다. 피트니스클럽에 사람이 몰리자 기존 회원들이 반발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운동을 하기 힘들다는 불만이 고조됐다. 호텔 측은 기존 회원의 항의를 받아들여 지난 6월 현대카드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퍼플카드 소지자들의 피트니스클럽 이용을 중지시켰다. 현대카드는 하루 이용 회원을 30명으로 제한하면 어떻겠느냐는 대안을 내놓으며 협상을 벌였지만 무산됐다. 현대카드는 결국 지난 7월 피트니스클럽 무료 이용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했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으로 일부 고객은 연회비를 돌려받고 카드를 해지하기도 했다. 최근 이 카드를 해지한 박모씨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호텔 측이나 사전 수요 예측을 철저히 하지 않고 카드 발급을 늘린 현대카드 때문에 기분만 상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호텔 측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함에 따라 자사 고객이 이탈하고 이미지에 손상을 입은 만큼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제휴사의 사정(?) 때문에 카드사들이 서비스를 줄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신한카드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더레이디베스트카드(연회비 20만원)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던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를 지난달 22일부터 중지했다. 삼성카드는 세이브서비스 회원에 대해 인터파크도서 구매액의 2%를 적립해주고 있었으나 다음달부터 적립률을 1%로 낮춘다. KB국민카드는 메가박스에서 제공하던 포인트 0.5% 적립 및 결제서비스를 내달부터 중단한다. 모두 제휴사들이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서비스를 중지해달라고 요청한 탓이다.
김일규/이고운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