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는 28일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일부 진전됐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장 초반 1900선을 뛰어넘은 뒤 차익실현 매물로 뒷걸음질치기도 했지만 끝내 1920선까지 되찾았다. 중국의 긴축 완화 기대로 철강, 화학주 등 소재 관련주가 강세를 보여 상승폭이 더 확대됐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EU 정상회담 합의에 힘입어 급등했다. EU 정상들은 그리스 채권 손실률(헤어컷)을 기존 21%에서 50%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1조유로로 확충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유통시장에서 채권매입에 나서기로 결정하는 등 실질적인 보안책들이 마련됐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3분기 GDP는 전년 대비 2.5% 증가해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 정상들의 이번 합의로 지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열려있다” 며 “위기 해결에 대한 정책적 신뢰가 강화된 점도 수확”이라고 진단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긍정적인 부분은 10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난항을 겪었던 세부 사항들이 극적인 합의점을 찾아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헤어컷 비율 확대에 대한 금융권의 반발마저도 강제 탕감 불사론을 통해 잠재워 버릴 정도로 유럽 정상들이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며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일정 부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완화된 것 외에도 지수 반등을 이끌 수 있는 우군이 존재한다는 점이 긍정적” 이라며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긴축기조 완화 가능성 발언은 중국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국내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지원에 대한 가능성도 지수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수가 마디지수인 1900선을 넘어선 만큼 상승 탄력은 둔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향후 국내 증시는 정책 기대감을 조금 더 향유한 후 매크로 모멘텀(상승 동력) 부족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며 “따라서 탄력적인 상승을 지속하기보다는 완만한 상승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 연구원은 “8월 초 고점과 9월 말 저점 대비 50% 가량 회복이 진행된 만큼 가격 메리트도 상당부분 희석된 영역에 도달했기 때문” 이라며 “신중한 낙관론이 필요한 시점으로 종목 접근 역시 단순 가격 논리보다 실적과 수급을 꼼꼼히 확인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박 연구원은 “양호한 시장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는 여건이지만 당분간은 코스피시장 내 핵심주 위주로 차별적인 대응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며 “지난 9월 이후 최고치로 확대됐던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갭이 최근 들어 축소되는 조짐을 보이는 등 이전과 다른 기류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