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지난 3분기 깜짝실적을 달성한 삼성전자가 100만원 돌파를 시도할 전망이다. 세트와 부품부문간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서다.

◆ 3분기 깜짝실적…세트와 부품의 조화

삼성전자는 28일 2011년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1조2700억원, 영업이익 4조2500억원, 순이익 3조44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회복한 것이다.

영업이익 4조2500억원은 삼성전자가 이달 초 내놨던 잠정치 4조2000억원보다 5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시장 컨센서스 3조3770억원보다 9000억원 가량 높은 수치다.

이같은 실적 호조세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재정불안과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세트와 부품 부문간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 구조를 확립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톱 수준의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트 제품 판매를 늘리고 이를 통해 다시 부품 분야의 수요가 늘어나는 상호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대표 모델인 갤럭시SⅡ의 판매 확대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의 채택이 늘어나는 등 선순환 구조를 이룬 것이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

통신 부문은 매출 14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5200억원을 달성,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16.9%를 기록해 두자릿수 이익률을 이어갔다.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20% 이상 성장했으며 스마트폰과 휴대폰 전체 판매 모두 사상 최고의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갤럭시SⅡ의 본격적인 글로벌 확산과 보급형 모델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4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약 300% 수준 고성장을 달성했다. 출시 5개월만에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한 갤럭시SⅡ와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한 갤럭시 Ace, 갤럭시 mini 등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성장을 지속했다.

반도체는 경쟁사들이 모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매출 9조4800억원, 영업이익 1조5900억원을 기록했다. 고성장분야인 모바일 시장에 집중한 결과, 메모리 부문에서 견조한 수익을 유지함과 동시에 시스템LSI 부문의 실적 기여도도 급격히 늘어났다. 메모리는 3분기에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 제품 확대 등 제품믹스 개선으로 수익성을 확보했다.

안성호 한화증권 기업분석 팀장은 "반도체 부문 실적이 1조5900억원으로 나왔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실적 방어 능력이 어느 정도 였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지난 분기 1조7900억원에서 10%정도 빠진 것인데 전 세계 반도체업체 중 이 정도로 견조한 실적을 보인 것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은 OLED 패널에 대한 과감한 선제투자, 중소형 패널 수익성 차별화로 부진한 수요와 전반적인 판가 하락에도 매출 7조800억원, 영업손실 900억원으로 선방했다. 디지털 미디어&어플라이언스(DM&A)는 신흥시장과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한 결과 매출 14조3600억원, 영업이익 2400억원을 기록했다.

◆ 4분기도 호조세 지속…주가 100만원 돌파 시도

4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4분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를 통해 4분기에도 실적 강세를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초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레퍼런스폰인 갤럭시 넥서스, 5.3형 대화면에 혁신적인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노트, LTE 단말기 등 모바일 스마트 기기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선순환 구조가 또다시 빛을 발할 전망이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을 앞세운 통신 부문은 물론 반도체 부문까지 기대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등 스마트 기기 관련 부품들에 집중하면서 수혜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모바일 D램 같은 경우는 스마트폰 경쟁사인 애플의 신제품 출시로 오히려 수혜를 보게 되는 부분이 발생했다"며 "이전까지 갤럭시 등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만 사용되던 AMOLED 디스플레이를 모토로라 등 다른 해외 제조사가 채용하기 시작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안 팀장은 "이제는 삼성전자가 3분기 이후 어떤 그림을 그릴지에 주목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분기의 실적 방어능력을 봤을 때 4분기에도 흐름이 긍정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실제 내년도 투자계획이 어느 정도일지가 앞으로를 전망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만큼 주가 흐름 역시 견조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근 시장 상승률을 웃도는 반등폭을 나타냈는데 여전히 추가 상승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며 "특별한 호재가 없더라도 90만원대 수준은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남은 하반기 실적과 내년도 투자계획, 수요쪽 상황 등에서 따라서는 전고점까지도 시도해 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이민하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