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슈트가 남성복 시장 이끌 것"
"앞으로 클래식한 슈트(정장)가 남성복 시장을 주도할 것입니다. "

이반 벤바나스테 빨질레리 수석디자이너(38 · 사진)는 30일 "질샌더,구찌,랑방,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들이 전통적인 정장 트렌드로 돌아오고 있는 추세"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 캐주얼한 재킷에 바지를 다양한 스타일로 코디할 수 있는 비즈니스 캐주얼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한 설명이다.

그는 "유럽에서도 비즈니스 캐주얼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머지않아 슈트가 다시 유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벤바나스테 수석디자이너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테스토니의 디자이너 등을 거쳐 빨질레리에 입사했다. 이탈리아 포랄사의 남성 정장 브랜드인 빨질레리는 비접착식 정장으로 유명하다. 비접착식이란 심지 패드 등 부자재들을 원단에 풀로 접착하는 방식과는 달리 손바느질로 연결하는 방법이다.

벤바나스테 수석디자이너는 "손이 많이 가지만 선과 입체감을 살려줘 착용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비접착식 공법은 기성복 중 빨질레리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고급 제조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 74개국에 진출해 있는 빨질레리는 이탈리아에만 멀티숍을 포함해 3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는 제일모직을 통해 1987년 들어왔다. 제일모직은 이탈리아 현지에서 개발한 아이템과 디자인을 그대로 들여와 국내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제작 · 생산하고 있다.

빨질레리의 제품과 디자인의 기획 방향을 조언하기 위해 최근 방한한 그는 제일모직 제품에 대해 "이탈리아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표현이 뛰어나면서도 마무리 공정은 본사 못지않게 꼼꼼하게 처리해 놀랐다"고 평가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