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이어 권한대행을 맡은 국무총리까지 탄핵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하자 국정 공백 부작용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형사고 발생 시 컨트롤타워를 맡아온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은 탄핵으로 업무 기능이 마비됐다. 재난 관리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도 공석인 상황에서 인명사고 대응 경험이 전무한 기획재정부가 사실상 전면에 나섰다. 기재부가 이번 사태 수습·대응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맡은 것이다. 기존 컨트롤타워는 기능 마비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사고 발생 직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꾸려 사고 수습·대응에 나섰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관리소에 도착해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 국토교통부 장관, 소방청장,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긴급 중대본 회의를 열었다. 이어 이날 낮 12시55분께 사고 현장인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해 “응급 의료체계와 모든 장비·인력·인프라를 총동원해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하라”고 지시했다.중대본 본부장은 최 권한대행이 맡고,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1차장, 고기동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이 2차장을 담당하기로 했다. 중대본은 현장 구조·구급은 소방청, 사고 원인조사 및 재발 방지대책은 국토부, 피해자 가족 지원 등 사고 수습은 전라남도와 무안군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역할 분담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당시엔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 및 안전행정부(현 행안부) 주도로 사태 수습을 주도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은 탄핵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움츠러든 소비심리가 29일 전남 무안 제주항공 참사를 계기로 더욱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수 경기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 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의 연말연초 각종 모임 및 행사 취소가 잇따르면서 내수가 한층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 하락했다. 계엄과 탄핵 정국에 따른 영향이 반영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18.3포인트) 후 최대 낙폭이다. 지수 수준 자체는 2022년 11월(86.6) 후 최저치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정부와 정치권은 그동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탄핵 정국 속에서도 연말연시 모임을 예정대로 진행해 소비를 진작해 달라고 독려했다. 경제단체들도 신년인사회 등 주요 경제인 행사를 연초 집중 개최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무안국제공항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해 이런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각 정부 부처 감사관실은 이번 무안 사태 관련 소속 공무원에게 비상근무를 주문할 계획이다. 송년회 및 신년회도 사실상 금지될 전망이다.통상 대형 사고 등이 터지면 소비가 일제히 침체되는 흐름을 보인다.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정부와 민간 기업들은 각종 행사 및 모임을 일제히 취소했다. 민간 기업은 임직원에게 골프와 지나친 음주 및 외부 행사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당시 특급호텔은 행사 취소가 잇따랐고, 유통업체 매출도 급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월호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사장)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정비 프로그램에 따라 정비했고 사고 항공기에 이상이 있었던 징후는 없었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이날 서울 외발산동 메이필드호텔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운행 전 정기 점검은 언제였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해당 항공기의 사고 이력에 대해선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고 원인에 대해 “정부 기관이 조사할 부분이기 때문에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답했다. 전남 무안국제공항 현장 상황에 대해서도 “소방청을 비롯해 정부 기관 발표가 있었다. 제주항공도 그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무안공항 관제탑과 항공기 기장 간 대화 내용과 관련해선 “관제탑 상황을 알 수 없다”며 “기내 비행기록장치(FDR)과 조종실음성녹음장치기(CVR) 자료를 사고조사본부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사고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추정되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 대해서도 “그것 역시 제주항공이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2022년 간사이 공항에서 엔진 사고로 회항한 것과 관련 없느냐’는 질문엔 “그것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빠른 사고 수습과 탑승자 가족 지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며 “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도 깊은 사과 말씀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는 이어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 문제를 급선무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