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인구 7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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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인구 증가에 혁혁하게 기여한 사람들이다. 미국 인구조사국 추산에 따르면 세계 인구가 1억명을 넘은 시기는 기원 전 500년 무렵이다. 로마제국이 융성하던 서기 2년에는 2억명으로 불어났다. 15세기엔 전염병 창궐,전쟁 빈발 등으로 증가세가 꺾였다가 1800년쯤 10억명에 달했다. 그로부터 130년 후인 1930년 20억명,1999년 60억명을 넘겼다. 의학 발달,균형 잡힌 영양 섭취 등으로 영유아 사망이 급감하고 평균 수명이 길어진 덕이다.
인구 급증이 재앙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도 계속 나온다. 인구가 늘면서 식량이 고갈돼 인류가 구조적 빈곤에 빠질 것이란 맬서스 인구론의 복제판들이다. 하지만 산업 · 농업기술 혁신으로 식량생산이 급증하면서 맬서스의 추론은 빗나갔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식량고갈과 기술혁신 간의 경쟁에서 기술혁신이 앞서가는 양상이다. 10억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지만 그보다 많은 15억명은 비만으로 고민하고 있다. 게다가 굶주림은 정치나 정쟁,전쟁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미국 경제학자 줄리언 사이먼은 '인간이야말로 궁극적인 자원'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현재 지구에는 기아나 질병을 넘어 엄청난 자원이 확보됐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급속한 인구 증가는 부작용을 낳지만 증가율 자체를 통제하는 게 인간이다. 인구 70억명은 도전이자 기회인 것 같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