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인식 전문기업인 슈프리마가 1년여 간 끌어온 미국 크로스매치사와 특허소송에서 다소 유리한 최종 판결을 받아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슈프리마는 그러나 이번 판결로 인해 그간 파트너사였던 멘탈릭스사와 협력관계를 끊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회사는 따라서 자체 기술만으로 미국 진출을 시도하거나 또 다른 파트너사와 협력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바이오 인식 방법'에 관한 국내외 특허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향후에도 일어날 수 있는 글로벌 특허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계획이다.

슈프리마는 지난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크로스매치사와 특허소송과 관련해 미 국제무역위원회(US ITC)로부터 유리한 최종판결(Final Determination)을 받았다고 밝혔다.

슈프리마에 따르면 이 회사의 리얼스캔 제품들은 미국 크로스매치사가 보유 중인 미국 562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고, 또한 리얼스캔 소프트웨어 개발킷과 함께 이용되고 있는 리얼스캔 제품들 역시 그 자체만으로는 미국 344 특허의 19번(No.7,203,344의 19) 조항을 직접 침해하지 않았다.

ITC는 다만 슈프리마의 일부 구형제품에 대해서는 크로스매치사의 993 특허(No. 5,900,993의 10, 12, 15)를 침해한다고 결론지었고, 미국 멘탈릭스사의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사용할 경우 344 특허의 19번 조항을 침해한다고 최종 판결했다.

슈프리마는 이에 대해 "이번 판결은 사실상 특허소송을 벌인 양사 모두에게 완전한 승소 또는 완전한 패소로 볼 수 없다"라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부 특허 침해 판결이 난 제품들의 경우 모두 구형제품들이며, 새로운 라인업의 제품들과 소프트웨어는 크로스매치사의 특허를 어떤 부분도 침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슈프리마는 그간 멘탈릭스쪽에 바이오 인식 관련 하드웨어를 제공해 미국시장에 진출했었다. 멘탈릭스사는 당시 가격경쟁력에서 뛰어난 슈프리마의 하드웨어에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결합, 공공기관 등에 바이오 인식 제품을 납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번 소송에서 멘탈릭스사의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제품들에 대한 일부 특허침해 판결이 난 것이다. 때문에 더 이상 두 회사의 협력관계는 불투명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슈프리마는 "이번 소송에서 쓰인 멘탈릭스사 측 비용을 지원해주는 등 파트너사로서 역할을 다 해내고 있다"며 "다만, 양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결합이 특허침해로 판결났기 때문에 단독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또 다른 파트너사를 물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슈프리마는 나아가 '바이오 인식 방법'에 관한 다양한 다수의 특허를 획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이러한 바이오인식 특허소송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슈프리마는 "주요 특허논쟁은 인식 방법에 대한 문제인데 스캔을 여러 방식으로 하는 등의 하드웨어 방식을 꾸준히 고안해 신제품을 내놓고 지속적으로 관련 특허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슈프리마는 2009년 12월 특허소송을 당한 직후부터 국내외 바이오 인식 관련 특허를 빠른 속도로 확보하고 있다.

2009년 12월말 기준으로 슈프리마의 국내외 확보 특허는 6건에 불과했으나, 2011년 9월말 현재 확보해 놓은 특허 건수는 14건, 특허출원 중인 건수는 모두 15건으로 확인됐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