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캠'과 소형 이어폰 등 첨단장비를 동원해 한국어시험 부정행위를 일삼은 일당과 이들에게 돈을 주고 점수를 올리려 한 중국인 유학생이 대거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세계한국말인증시험회의 업무와 국립국제교육원의 공무를 방해한 혐의로 중국인 총책 마모씨(22),모집책 양모씨(23 · D대 경영학과) 등 3명을 구속하고 중국인 유학생 리모씨(23 · D대 경영학과) 등 2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고 31일 발표했다.

국내 대학을 졸업하고 중국 산둥성에서 삼성그룹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마씨는 지난 23일 세계한국말인증시험회 주관으로 세계한국말인증시험(KLPT)이 치러진 광주의 한 대학 시험장에서 중국인 유학생 19명으로부터 개인당 30만~35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어가 능통한 중국동포 한모씨(21 · K대 경영학부)에게 초소형카메라(스파이캠)를 상의 단추에 달고 시험을 치르게 한 뒤 시험장 주변에서 노트북을 통해 한씨가 전송한 답안영상을 보고 무선이어폰을 착용한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답을 불러줬다.

경찰 조사 결과 마씨는 지난 7월17일과 9월18일 각각 치러진 국립국제교육원 주관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서도 중국인이 자주 사용하는 채팅사이트(QQ메신저)를 통해 모집한 유학생 2명으로부터 80만~120만원을 받고 이들의 여권과 수험표 등을 위조,중국동포 쉬모씨(22 · S대 경영학부)에게 대리시험을 치르게 했다.

마씨 일당은 한국어인증시험에서 일정등급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졸업이 가능한 전남 D대학과 대전 W대학 등의 중국인 유학생을 타깃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마씨 등은 지난 22일 시험장 근처 모텔에서 부정행위를 의뢰한 중국인 유학생을 불러 모아 무선이어폰 사용법 등을 훈련시키는 치밀함을 보였다"며 "대리시험을 의뢰한 중국인 유학생은 시험 당일 중국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출입국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수원=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