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부동산 투자에서 좋지 않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부자들은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그래도 믿을 건 은행’ 뿐이라며 실속있는 은행 상품 찾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번 유럽발 사태가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에 일단 자금을 대기시켜 놓은 뒤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는 부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다 좋은 투자처를 발견할 때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더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당장 자금을 대기해놓기보다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안전한 은행 정기예금에 돈을 넣어두기도 한다. 아무리 잘못되더라도 본전 이상을 찾을 수 있는 정기예금과 주가지수연동형 정기예금(ELD), 여유자금을 잠시 넣어둘 수 있는 단기형 금융상품, 이밖에 다양한 혜택의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MDA 등 단기상품에 ‘대기’

[한경 Better life] 때를 기다리며 MMDA에 '대기'…만기 짧은 정기예금 예치도 'OK'
글로벌 경제 전망이 불확실해진 요즘엔 자금을 잠시 묶어두고 기다리는 것도 좋은 재테크 방법이다.

여유자금을 잠시 넣어둘 때는 수시입출금식 저축성 예금(MMDA)이 제격이다. 하루만 맡겨도 높은 금리를 주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중도 해지해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하나 MMDA형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가입한 후 3개월까지는 중도 해지해도 최고 연 2.61%의 금리를 제공한다. 예치기간인 1년 동안 넣어두면 최고 연 4.21%의 이자를 지급한다. 개인은 300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만기 해지를 포함해 총 3번까지 분할해서 인출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에 가입한 뒤 갑자기 돈을 꺼내 써야 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이라면 고려해볼 만하다”며 “요즘처럼 미래가 불확실해 돈의 사용처를 미리 가늠하기 어려울 때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을 활용해도 된다. 외환은행의 ‘e-파트너 정기예금’은 인터넷 전용 정기예금이면서 계약기간이 1개월 이상 36개월 이하 1개월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입금액은 100만원 이상이다.

우리은행의 ‘3Ms-징검다리 정기예금’은 중도 해지 때에도 매 3개월 해당일 해지 때 예치기간별로 약정 금리를 제공한다. 만기 일시지급식이다. 1년짜리의 기본금리는 연 3.50%다. 여기에 예치 기간 및 예치 규모별로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가입금액이 3000만원 이상이면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주식복합형으로 공격 투자

[한경 Better life] 때를 기다리며 MMDA에 '대기'…만기 짧은 정기예금 예치도 'OK'
종잣돈이 어느정도 있다면 은행에서도 고수익을 추구하는 증권 복합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좋다. 국민은행은 지난 17일 복합금융상품인 ‘KB Safe플랜 이체’를 내놨다. 주식형 펀드는 환매하는 시점에 주가가 상승해 있어야만 수익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이 상품은 이를 보완한 게 특징이다. 펀드 투자기간 중 발생한 수익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투자를 계속할 수 있다. 고객 목표수익률이 달성될 때마다 수익금액만큼 자동 환매돼 ‘KB Safe플랜 적금’이나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이체된다.

목표수익률은 1%에서 20%까지 1% 단위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KB Safe플랜 적금’은 자유적립식 상품이다. 월 1만원부터 300만원까지 입금이 가능하다. 1년 기준 만기 이율은 연 3.6%, 계약기간은 1년이다. 최대 5년까지 재예치가 가능하다.

하나은행의 펀드사랑 정기예금은 수익증권상품의 분할매수 기회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상품이다. 아직 주가가 회복되지 않은 시점에선 분할 매수는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률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상품의 만기는 1~3년(월단위로 자유롭게 지정)이다. 최저 가입금액은 300만원이다. 기본금리는 연 3.9%다.

◆노후자금은 연금 관련 상품으로

노후자금 자녀교육비 등을 마련하려면 은행권의 연금 복합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다.

신한은행의 신한평생플러스 통장은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통장 하나로 관리할 수 있는 상품이다. 입출금이 자유로우며 최고 연 2.5%의 금리를 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퇴고객 또는 은퇴준비 고객을 대상으로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상품”이라며 “은퇴 이후 연금소득에 해당하는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입금 때 다양한 우대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연금통장”이라고 설명했다.

평균 잔액이 50만원 이상이면 연 0.1%, 5000만원 이상이면 연 0.2%의 기본 금리를 준다. 연금 실적에 따라 최고 연 2.5%의 금리를 지급한다. 인터넷뱅킹과 폰뱅킹, 모바일뱅킹의 당행 및 타행 이체수수료를 면제해주며 창구송금 수수료 역시 월 5회 감면해준다.

신한은행은 뉴라이프 연금예금도 판매하고 있다. 예금가입 기간 동안 중도 해지 때 원금손실이 없다. 금리주기(1년, 2년, 3년) 동안 확정금리로 자금 설계가 가능하다. 연금은 연금대로 받고 고객이 설정한 일시 수령금을 최장 50년간 복리이자로 받을 수 있다. 가입기간은 60개월 이상 600개월 이하 12개월 단위이다. 최저 가입금액은 300만원이다.

기업은행의 ‘IBK평생안심통장’은 연금수급 실적이 있는 50대 이상 고객을 위한 상품이다. 높은 금리와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기업은행은 상조이용 자금마련 및 상조상품 이용 때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IBK상조예금’도 판매하고 있다.

◆목돈을 안전하게 굴리려면 정기예금

목돈을 가장 안전하게 굴리고 싶다면 은행 정기예금을 활용해 보자. 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예금’은 1년만기 정기예금이다. 연 4.50%의 고금리를 준다. 국민은행의 ‘KB스마트폰 예금’도 스마트폰으로 가입하기만 하면 1년 만기 금리가 연 4.4%에 달한다. 농협은 오는 11일까지 ‘인터넷 공동구매 정기예금 11-3호’를 판매한다. 500억원이 모집 한도다. 200억원 이상 모집되면 연 4.0%의 금리를 제공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만원이다. 부산은행의 ‘달콤한인생 정기예금’은 1년짜리 금리 기준으로 연 4.15%이다. 외환은행의 ‘Yes 큰기쁨예금’은 연 3.5%, 수협 ‘사랑해 정기예금’은 연 3.45%다.

우리은행 ‘투인원 정기예금’은 금액별 우대금리가 다르다. 1000만원 이상은 연 0.1%포인트, 3000만원 이상은 연 0.2%포인트, 1억원 이상은 연 0.3%포인트를 더 준다.

하나은행은 ‘기쁜날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하나은행 지정 여행사인 트래블서비스 이용 때 다양한 해외여행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