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경기 불확실땐 '金덩어리'가 최고의 자산…금괴 구입 힘들면  金관련 금융상품에 투자
2008년 하반기 온스당 800달러를 하회하던 금 가격은 최근 1700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금 가격이 상승한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돈을 대규모로 찍어냈기 때문이다. 즉 시장에 달러가 많이 방출되면서 돈이 가치가 떨어지자 대표적 실물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몰렸다는 얘기다.

주요 신흥국가의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액을 기축 통화인 달러표시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지만 보유 자산 다원화 차원에서 금 매입을 늘리고 있다. 중국 인도 한국 러시아 등도 최근 1~2년간 금 보유량을 늘렸다.

향후 금 가격 전망은 어떨까. 많은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당분간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이 적어도 향후 1~2년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서다.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크지 않다는 점 역시 금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금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많은 실수요자들은 금 매입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금 가격이 하락하면 매수하려는 수요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적어도 내년까지는 금 가격이 떨어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먼저 금괴를 직접 구입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가장 쉬운 투자 방법은 금 관련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금 실물을 직접 인수하지 않고 수시로 금에 투자할 수 있는 ‘KB골드투자통장’이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적립식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KB골드투자통장에서 금을 거래할 때 기준 및 매매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거래 시점의 국제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을 이용해 산출한 금 1g당 원화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여기에다 기준가격의 1%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가감해 고객 매매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다.

산식은 ‘고객 매입가격(원/g)=매매 기준가격+매매 기준가격×수수료율’이다. ‘고객 매도가격(원/g)=매매 기준가격-매매 기준가격×수수료율’이다. 매매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 15.4%를 원천 징수한다. 단 세금우대 및 생계형으로는 가입이 불가능하다.

◆적극·공격투자형 고객에 적합

금은 변동성이 상당히 큰 상품이다. 따라서 투자자 유형이 적극투자형(4단계)과 공격투자형(5단계)인 고객에 대해서만 투자 권유가 가능하다. 투자자 유형이 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등인 1~3단계 고객에 대해선 투자를 권유할 수 없다. 다만 고객이 ‘일반투자자 투자정보 확인서’의 ‘투자권유 희망 및 정보제공 여부’란에 ‘투자권유 불원’을 선택하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한 투자 확인서’를 제출하면 고객 스스로 판단해 거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고 예외적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KB골드투자통장’은 원화표시 금 가격에 의해 손익이 결정된다. 하지만 원화표시 금 가격은 국제 금 시세와 함께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산출된다. 원·달러 환율 변화에 따라 이익이 나거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제 금 가격이 상승해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익률이 금 가격의 상승폭에 못 미치고 환율 하락폭이 클 경우에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반대로 국제 금 가격이 하락해도 원·달러 환율이 더 많이 상승하면 오히려 수익률이 올라갈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상품의 손익은 국제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 모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은행 측도 이를 설명하도록 돼 있다.

◆현물을 직접 인출하기는 어려워

간혹 KB골드투자통장 거래 고객 중 ‘KB골드투자통장의 매매손익’ 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이 추가로 발생하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있다. 매매손익이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 모두를 감안해 고시하는 원화표시 금 가격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손익에는 금값과 환율에 따른 손익이 이미 반영돼 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금 현물로 인출하기는 매우 까다롭다는 것이다. 일부 은행이 현물로 내주기도 하지만 이 경우엔 10%의 부가가치세와 실물 배송 비용으로 4%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원화로 출금할 때와 비교하면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

오인석 < 국민은행 WM사업부 투자전략팀장 edward.oh@kbstar.co.kr >